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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철 Jan 13. 2019

<브라질 컬처쇼크>  
01.1 카니발의 나라

삼바 학교의 카니발 경연대회

삼바 학교의 카니발 경연대회


1982년 카니발,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르케스 후작’ 대로에서는 멋진 두 개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한 노래는 ‘통치자의 섬 연합’이라는 삼바 학교의 ‘바로 오늘이야’라는 노래였고 또 다른 노래는 ‘세하노의 황제’라는 삼바 학교의 ‘붕 붕 빠치꿍붕 뿌루구룽둥’이라는 노래였다. (진짜 제목이 그러하다)

그리고 이 학교의 사람들은 이 노래를 격정적으로 부르면서 이 노래에 따라서 행진을 하고 있었다.

‘통치자의 섬’ 사람들은 마치 세상의 왕인 것처럼 내일은 없는 것처럼 ‘바로 오늘이야~ 기쁨의 그 날. 슬픔은 올 생각도 하지 마라!~’ 라고 노래 부르면서 화려한 의상에 커다랗고 희한하게 장식된 차들과 함께 춤추면서 행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하노의 황제’ 사람들 역시 마치 온 세상에 노래를 퍼지게 하듯이 ‘슬픔은 이미 떠났지, 카니발이니까 아무도 울지 않지, 붕 붕 빠치꿍붕 뿌루구룽둥’이란 노래를 부르면서 거대하고 환상적인 행진을 하였다. 

그 외에도 삼바 학교 ‘망게이라의 첫 번째 정거장’, ‘빌라 이사베우 연합’, ‘닐로폴리스의 벌새’ 등의 삼바 학교 등이 행진을 했다.

사람들은 대로에 새워진 관중석이나 길가에서 혹은 이제 세상에 막 나온 컬러텔레비전으로 휘황찬란하게 반짝거리는 그들의 화려한 행진을 바라보고 환호하였다.

‘붕 붕 빠치꿍붕 뿌루구룽둥’을 노래한 삼바 학교 ‘세하노의 황제’가 그해 카니발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그리고 ‘바로 오늘이야’라는 노래한 삼바 학교 ‘통치자의 섬 연합’은 5위에 그쳤다.

이 두 곡은 모두 오늘날까지 삼바의 명곡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바로 오늘이야’는 가장 유명한 삼바 카니발 노래 중의 베스트로 꼽히기도 한다.



삼바 학교의 카니발 행진은 경연대회이다. 그것도 아주 크고 중요한 경연대회이다. 

한국의 학교들이 사실상 입시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면 삼바 학교는 카니발을 위해서 카니발의 우승을 위해서 존재한다.

마치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클럽들이 우승을 위해 준비하는 것처럼 삼바 학교들도 카니발의 우승을 위해서 준비한다.

축구경기의 시즌이 시작되면 상위권 팀들은 우승을 목표로 하위권 팀들은 상위권을 목표로 2부 리그의 팀들은 1부 리그의 승격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삼바 학교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리우 데 자네이루만 하더라도 80개가 넘는 삼바 학교가 카니발 시즌에 경합을 펼친다. 축구로 치면 1부 리그인 ‘스페셜 그룹’부터 A그룹부터 E그룹까지 6개의 리그로 경합을 펼친다. 그리고 리그별로 승강제를 운용되고 있다. 

축구팬들이 보면 화를 낼지도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스포츠인 프로야구도 1982년에 시작이 되었고 그 당시 박철순이란 영웅이 탄생하면서 OB BEARS가 우승을 차지하였다.

카니발의 삼바 학교의 퍼레이드 경연은 1932년에 처음 시작되었으며 수많은 이야기와 삼바 영웅을 탄생시켰다.


사실 삼바 학교의 카니발 행진 경연은 일반적인 카니발의 전통은 아니었다. 그것은 축구가 비시즌인 2월에 뉴스거리가 없던 신문사가 생각한 아이디어였다. 

축구 뉴스가 가장 중요한 브라질 특히 리우데자네이루의 신문사들은 12월이면 종료되는 축구리그를 대신할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또한, 당시 삼바 학교가 도시의 곳곳에 생기기 시작했었고 삼바가 브라질을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매김하던 시점이었다.

그래서 한 신문사는 삼바 학교들이 경연하는 대회를 카니발 시즌에 만들어서 상금을 주었고 그것을 선전하고 기사화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11번 광장’에서 처음으로 대회를 시작한 것이 지금의 리우 카니발 삼바 학교 경연대회가 되었다. 첫 대회에서 ‘망게이라의 첫 번째 정거장'이 우승한 이후로 그것은 아주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축제라는 명성을 얻었다.

우리에게 카니발 하면 브라질을 생각하고 브라질 카니발 하면 반라의 미녀들이 삼바 춤을 추는 것을 연상한다.

정말 가릴 곳만 겨우 가려주는 섹시한 반라의 여성이 삼바 춤을 추는 이미지는 너무나 강렬해서, 이런 이미지는 브라질, 카니발 혹은 삼바의 이미지가 되었다.

물론 이런 것은 전부는 아니다. 벌써 80년이 넘는 카니발 대회 동안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영웅들의 에피소드가 있었겠는가?

그뿐만 아니라 삼바스쿨의 카니발 행진은 가장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쇼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하게 장식된 차량, 판타지아라고 불리는 환상적인 의상, 대규모 삼바 드럼 연주, 발이 불탈 정도의 격렬한 삼바 춤 등은 일차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에 불과하다.


이 대규모 행진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그 주제의 이야기를 선보이는 형식으로 진행이 된다.

매년 삼바 학교들은 자신들이 카니발 경연에 참여할 주제를 정한다. 그 주제는 브라질의 다양한 지역이나 문화가 될 수 있다. 혹은 다른 나라나 문화도 역시 주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아프로 브라질 종교의 오리샤나 브라질의 역사적인 인물이나 예술가, 가수들도 주제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수많은 삼바 학교들은 하나의 주제를 발표하고 그 주제에 맞추어 노래를 만들고 드럼 섹션의 편곡을 만든다.

카나발레스코라 불리는 카니발 디자이너 혹은 카니발 감독들은 이 주제에 맞추어 다양한 해석을 보여주는 행렬을 만든다. 그리고 각 행렬은 차량을 어떻게 만들고 배치할지, 의상의 디자인과 칼라는 어떻게 할지를 결정한다.

또한, 안무가들은 어떤 안무를 할지 결정을 한다.

카니발의 행진은 가장 먼저 ‘코미상 지 프렌치’라고 불리는 행렬이 등장한다. 이 ‘코미상 지 프렌치’는 그해 주제를 가장 요약해서 창의적이고 예술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삼바 학교의 깃발을 들고 우아하게 춤추는 ‘뽀따 반데이라’라는 여자와 그 여자를 지켜주는 ‘메스뜨레 살라’의 커플의 우아한 춤도 아주 중요하다.

각 삼바 학교 사람들은 유명인사를 카니발 행진 참여하기 위해 섭외하기도 한다.

삼바 학교의 구성원들은 모여서 각각의 행렬의 행진 연습을 한다. 무엇보다 가장 오랫동안 열심히 연습해야 하는 것은 바테리아로 불리는 삼바 드럼 연주자들이다. 보통 250명에서 300명 사이로 구성되며 거의 1년 내내 연습을 한다.

이렇게 연습과 준비가 끝나면 카니발에 그들의 준비한 본때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은 각각의 자신이 맡은 항목에 점수를 매긴다. 다음에 항목에 따른 3명에서 4명의 심사위원이 있다.

각 심사위원은 자기가 맡은 항목의 점수를 매긴다.

그 항목은 주제, 주제곡, 코미샹 지 프렌치, 의상, 메스트리 살라와 뽀따 반데이라, 조화, 전개 방식, 드럼 연주, 비유와 장식으로 나누어진다. 


브라질 삼바 카니발은 세상에서 가장 큰 축제이고 가장 화려한 행진 경연대회다. 물론 이런 형식의 카니발 행진이 모든 브라질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삼바 학교 행진 경연은 리우 데 자네이루, 상파울루, 벨로 오리종찌등의 도시에서 이루어진다.

이제 삼바 카니발은 브라질뿐만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도시에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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