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와 비상장투자자를 위한 산업분석하기 (4)
일반적으로 소비자라고 부르는 고객을 주요한 상대방으로 하는 사업(B2C)의 경우에는, 이른바 브랜드 가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그 사업자가 가진 브랜드의 인지도, 충성도, 품질, 연상 또는 이미지 등 브랜드에서 기인하는 차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경제적 효익을 일컬어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이라고 부릅니다.
큰 기업의 경우에는 인터브랜드와 같은 브랜드 컨설팅회사로부터 용역을 수행케 하여, 회사의 브랜드 자산을 측정하고 경쟁전략을 수립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것도 돈이 꽤 많이 들겠죠?
저희는 돈이 없지만 가오까지 없지는 않으므로, 브랜드 자산과 잠재적인 관심도를 약식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봅시다. 바로 구글님과 네이버님이 공개하는 검색어 트렌드 정보입니다. 사실 그 전의 글에도 몇 번 써먹었는데, 제가 B2C 사업을 영위하는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검색어 트렌드와 순위를 살펴보곤 합니다. 여기에 IT서비스의 경우에는 Alexa Internet이나 Similar Web, 혹은 App Annie 등이 제공하는 웹사이트 트래픽, 또는 앱 설치수, 활성사용자 수 등을 곁들이면 저희가 가진 자원 안에서는 어느 정도 의사결정의 근거들을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물론 Instagram의 해쉬태그 게시물 수, Youtube, Facebook의 Like 수 등 Social Media의 반응도 적극적으로 체크하는 편입니다.
검색량과 검색어를 통한 측정과 예측에 대하여는 책 두 권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적극 추천드립니다.
실무적으로는 보통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에 네이버 데이터랩(https://datalab.naver.com/keyword/trendSearch.naver), 수출이나 해외의 트렌드는 구글 트렌드(https://trends.google.com)를 주로 활용합니다. 네이버 데이터랩 기준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제가 투자한 주문형 인쇄 서비스인 레드프린팅을 다른 경쟁 서비스들과 비교해봤습니다. 대부분 이러한 서비스 업체들이 라디오 광고를 주력으로 한다는 점에서 발음 나는 대로 읽을 가능성도 있어서 예상되는 잘못된 검색어들도 포함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레드프린팅이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일단 패턴을 보면 흥미로운데, 엑셀로 다운로드하여 보면, 검색량의 추이는 주중과 주말로 나뉩니다. 아무래도 인쇄서비스 특성상 평일에 대부분 검색되다 주말에는 확 떨어지네요. 레드프린팅은 6월 28일 경에 잠깐이지만 10대들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구요.
레드프린팅이 젊은 층에서 더욱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편인데요. 팬덤에서 제작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네이버는 모바일/PC, 성별, 연령별 구분도 가능합니다. 10대(네이버 구분 상 24세 이하)들만 따로 분류해서 볼까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가장 인지도 높은 업체인 성원애드피아를 앞질렀네요.
주의해야 할 점은 네이버가 제시하는 수치는 절대적인 검색쿼리 숫자는 아닙니다. 각 검색어의 상대적 비율을 알려주죠. 해당 기간의 특정일에 특정 검색어가 가장 많은 검색량을 100으로 두고, 각 일자별로 상대적인 비율을 산정해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검색기간이나 검색어를 잘 조정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금 10대들의 검색량을 비교할 때는 6월 28일 검색량이 너무 커서 다른 일자의 제시되는 검색량 수치들이 눈에 잘 보이지 않으므로 기간을 6월 27일까지만 설정했습니다.
구글도 방식은 대동소이합니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직관적으로 되어 있구요. 구글의 장점이라면 글로벌 서비스인 만큼 국가별, 지역별 구분도 된다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늘어났으므로 구글도 같이 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검색량 비교는 꼭 회사나 브랜드 간 비교가 아니라, 특정한 수요에 대하여도 장기적으로 관찰하면서 방향을 예측하는데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각종 팬덤들이 이른바 굿즈 제작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주문형 인쇄(PoD) 수요의 증가 요소가 되고 있다는 점도, 네이버 데이터랩을 기반으로 통계적으로 분석해봤습니다. 유의하게 나오는군요.
투자자로서 가장 필요한 자질 중 하나가 객관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맛있으니까, 내가 자주 이용하는 것이니까는 내가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지 객관적으로 다른 (잠재) 고객에게도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 검토를 하면서 어떤 분들은 주변 아는 사람들에게 해당 서비스나 기업을 물어보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처음에 회사를 이해하기 위하여 사전조사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하지, 이를 전적인 판단 근거로 삼아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선입견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죠.
검색량, 회사의 매출지표 등을 보면 진짜 고객들의 관심도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짜인 정보들이지요. 다만, 검색량 수치 자체에 매몰되는 것도 위험합니다. 블로그, Social Media 등에서 고객들이 직접 쓴 후기나 반응들도 읽어봐야 합니다. 관심은 긍정적인 경우와 부정적인 경우 둘다를 말하는 것이니까요. 무관심보다야 낫다고는 하지만요. by 투자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