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예쁜 우산을 샀다
Y는 휴학하고 난 후 사계절을 느낀다고 했다. 봄가을이 없다고 그렇다고만 했는데 올해는 봄과 가을이 굉장히 길게 그래서 더 좋게 느껴졌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좋았던 날씨뿐 아니라 어정쩡하고 안 좋았던 날씨가 오래 기억 남을 때가 있다. 아마도 날씨-변하는 시간의 공기를 거닐었기 때문이리라. 장맛비가 쉬어가는 날 중앙동 틈으로 보인 부산항의 모습을 보면 몇 해 전 오타루 여행이 생각난다. 비가 내렸고 그때 산 우산을 마침 오늘도 들었다. 흐리고 착잡한 날씨였지만 불안하지는 않았다. 돌아가면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