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박아둔 문제를 꺼내와 직면하자. 나는 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다.
글쓰기에 필요한 건 정보가 아니라 용기다
처박아둔 문제를 꺼내와 직면하자. 나는 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다.
글을 쓰려면 새로운,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튜브 행포널 채널에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새로 알게 된 정보로 콘텐츠를 만든 경우는 드물었다. 새로운 정보나 소식을 듣고 소재만을 생각할 뿐, 콘텐츠를 제작할 때에는 기존에 내게 있던 것을 활용했다. 살아온 삶의 경험과 주제에 대한 과거의 생각이 콘텐츠가 되었다.
읽은 책 중 기억에 남는 책을 말해보자. 새로운 정보들을 잘 정리하고 종합해 나열한 책이 아닐 것이다. 그러한 책에 큰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삶에 변화를 가져온 책들은 위대한 작가가 영혼을 담아 쓴 책이다.
글쓰기에 필요한 것은 많은 정보가 아니었다. 최근 좋은 글을 쓰는 데 필요한 것은 ‘용기’란 생각이 든다. 좋은 글을 쓰려고 하면 용기가 요구됐다. 글을 쓰는 데 용기가 필요했다.
자신에게 솔직해지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 결과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의 어제와 오늘을 반성해보면 알 수 있다.
우리가 하기로 한 것을 얼마나 하지 않았는가. 스스로 한 약속을 얼마나 손쉽게 져버렸는가. 또 다른 사람에게 했던 말들을 곱씹어보면, 정말 진실을 말했다기보다는, 내가 바라는 것들이나 그렇게 보이고 싶은 것들을 말했다.
솔직하기 위해서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진실을 타인에게 고백할 때 용기가 요구된다. 하지만 이 진실을 내가 인정하고 인지하는 데에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삶에는 문제가 많다. 계속해서 삐걱거린다. 자신이 처한 문제를 직시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는 삶에 불만족하며 살아간다. 자신의 인생에 크고 작은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 쉽게 대답할 수 없다.
우리는 문제들을 가방에, 책상 위 서류 더미 속에, 옷장 속에 숨기고 있다. 애써 무시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진지하게 본인에게 물어보자. 자신은 문제의 존재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문제를 보지 않으려 노력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문제는 점점 커지고 있다.
문제가 커져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때가 왔다. 그제야 못 이긴 척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 ‘왜 인생은 나만 미워해’라고 헛소리를 지껄일 수도 있다. 정말 무서운 것은, 합리화하지 않았다고 합리화하며 나 자신을 기만할 때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는 내가 언급한 문제에 공감하시는 분들도,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다. 과거에 그렇게 살아왔다고 고백하거나, 현재 내가 애써 무시하던 문제들을 고찰해보는 분들도 계신다. (불편함을 드려서 진심으로 죄송하다)
여러분이 어떤 문제를 겪으며 어떻게 대응해왔는지 모른다. 적어도 용기가 부족한 나는 이렇게 살아왔다. 문제를 애써 무시하며 살았다. 이 문제들은 집안사적 문제, 친구들과의 관계, 나의 모자란 인성, 나의 커리어와 진로 등 여러 가지다.
아직도 본인은 문제를 무시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나의 문제들을 질문해본다.
1) 현재 돈이 부족한가?
2) 얼마나 많은 돈이 더 필요한가?
3) 지금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얼마인가?
4) 다음 달에 나갈 돈은 얼마인가, 갚아야 할 돈은 얼마인가?
1번 질문에 Yes 라고 동의한 분들은 2~4번 대답을 답해야 한다. 답할 수 있어야 한다. 2~4번 대답을 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사람에게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무시하고 있다’고 한다면, 내가 너무 성급한 일반화를 저지르고 있는 것인가?
항상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본인이 현재 통장에 사용 가능한 금액이 얼마인지 모른 채 계속 카드를 긁고 살아간다면, 또 자신이 빚지고 있는 금액을 모른다면, 문제를 무시하고 있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자. 앞서 말한 것들은 전부 내 문제니까. 아무튼 당신은 아니어도,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머리가 아프니 제쳐두고, 퇴근 후 자유 시간을 즐기는 것이 해결책일까. 월급날이 멀지 않았으니, 분위기 좋은 바에 가서 마가리타나 롱티, 좋아하는 칵테일이나 한 잔 할까?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크니까, 나는 이 정도는 즐겨도 괜찮지 않나?
틀어박힌 문제를 꺼내오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문제를 오래 묵혀왔을수록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계속해서 피해온 문제를 다시 꺼내오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글로 기록하겠다. 문제를 언어로 표현하면, 문제를 내가 인정한다는 의미다. 글로 남겨두면 사라지지 않는다. 공론화시키는 것이다.
내가 가진 문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겠다. 그 과정을 이곳에 남기겠다. 나와 같은 문제를 안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응원해 달라. 여러분에게 나와 같은 과정을 강요하지는 않겠다. 다만 그 문제를 다시 열어서 해결하려는 마음이 들면 다음에 이곳을 다시 찾아 달라. 그동안 내가 고민하며 나아간 발자취를 기록해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