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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back Jul 03. 2019

돈을 모으지 못하는 중독자의 삶의 고백

도도새 타조 원숭이처럼 행동하는 어리석은 사람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는 체육인에게.
언제나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I'm Addicted!


 사회 초년생에게. 처음으로 몇 백만 원의 돈을 손에 거머쥐니까 세상이 조금은 달라 보일지 모른다. 우리가 학생 시절 아르바이트할 때에 비해 소득이 몇 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통장에 남는 금액은 동일하다. 0이 가장 낮은 수가 아니었단 걸 깨달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돈을 제대로 모으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아주 어릴 적으로 돌아가 심리학의 애착 관계와 이에 따른 중독을 말하려고 했으나 글이 길어졌다. 다음에 다시 다루겠다.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는 우리의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 동물 이야기부터 해보자. 많은 사람이 강아지와 고양이를 좋아한다. 멈뭄미와 고먐미! 필자는 고릴라를 좋아해서 필명도 실버백 Silverback이다. 지금껏 고릴라를 왜 좋아하냐고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 걸 보면 진짜로 좋아하는 게 맞나 보다. 오늘은 돈과 시간의 자유에 대해 말하기 전에, 시간과 돈을 하염없이 낭비하는 중독자 같은 우리의 모습을 3가지 동물을 통해 비춰보자. 도도새, 타조, 원숭이다.



1. 인간을 무서워하지 않은 도도새


 도도새는 처음 들어볼 수도 있다. 안타깝게 멸종한 도도새는 아프리카 대륙 오른쪽 인도양에 위치한 작은 섬, 모리셔스에서 살고 있었다. 17세기 이곳에 포르투갈인이 들어왔는데 도도새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졸졸 따라다녔다고 한다. 정말 귀엽지 않은가.


 그런데 그때는 유럽 열강들이 식민지 개척에 열을 올릴 때였다. 오늘날과 같은 인권도, 동물 학대에 대한 개념도 전무했다. 교양 없는 뱃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재밋거리로 도도새를 죽였다고 전해진다. 식량으로 삼았다는 말도 있는데 도도새 고기가 너무 맛이 없어서 아니라는 설도 있다.


 '도도 Dodo'라는 이름은 '바보'란 의미의 포르투갈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네덜란드가 이 섬을 유배지로 정한 후, 쥐 돼지 원숭이 등이 섬으로 들어왔다. 결국 도도새는 1681년에 멸종해 버렸다.



2. 무서우면 머리를 박는 타조


 우리에게 날지 못하는 큰 새로 친숙한 타조. 동물원에서 실제로 보면 꽤 무섭다. 2.4m의 큰 키로 90km 속력으로 달릴 수 있는 동물이다. 물론 날지는 못하지만...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이야기다. 타조는 적이 다가오면 머리를 모래 속에 파묻는다고 한다. 눈을 가리면 눈앞에 문제가 보이지 않으니까, 문제를 회피하는 태도를 비유하는 데 사람들이 사용해왔다. (큰 키를 감추고 땅으로 전해지는 소리로 상황을 판단하기 위함이라는 말도 있다)



3. 작은 것을 포기하지 않는 원숭이


 세 번째는 원숭이다. 우리의 귀엽고 사악한 원숭이. 숭이를 잡는 방법을 들으면 정말 얘네들은 탐욕스럽고 멍청해 보인다. 박이나 나무상자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넣어두고 입구를 조그맣게 뚫어둔다. 그럼 원숭이가 와서 손을 넣고 먹이를 한 움큼 움켜쥔다.


 문제는 다음이다. 원숭이가 손을 빼야 하는데, 먹이를 쥔 주먹이 빠지지 않는다. 구멍은 조그맣기 때문이다. 원숭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사냥꾼이 다가온다. 손에 쥔 먹이를 끝까지 놓지 못하는 원숭이는 잡히고 만다. 멍충해..




4. 나도 동물이다


 세 동물의 행동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는가? 필자는 어느 날 내 모습을 보고 이 동물들이 떠올랐다. 내가 처한 문제들 그리고 그 문제에 대처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 멍청하다고 조롱했던 이 동물들의 모습을 내게서 발견했다.


 도도새는 자신과 가족에게 치명적인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품지 않았다. 오히려 생명을 위협하는 인간을 졸졸 따라다녔다. 타조는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지 않고 두려움에 고개를 파묻어버렸다. 원숭이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과 자유를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이 세 가지 태도를 모두 갖고 있다.


 이 브런치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유'다. 삶의 자유를 위해 시간과 돈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건강과 친구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돈을 제대로 관리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태도와 사고방식, 그리고 지식이 필요하다.


 운동을 예로 들어보자. 농구를 잘하는 것을 '혼자 드리블해 상대를 제치고 본인이 득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팀원은 팀워크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몸이 비대하게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산소 운동을 하지 않는다. 이처럼 배경지식이 고정관념을 잘못 형성하면 노력이 삽질이 될 수 있다. 혹은 시작하지 않거나.


 돈과 시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잘못된 고정관념과 나쁜 태도를 갖고 살아간다. 선진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 제3세계에서 절대적 빈곤으로 물과 음식이 부족한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다. 한국과 미국 등 잘 사는 나라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들 중 일부는 어쩔 수 없는 환경으로 가난한 생활을 이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나처럼 평범한 사람의 경우, 잘못된 태도와 습관으로 돈을 모으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다가 결국 자유를 잃는다. (생명이 태어나거나, 생명을 잃거나)




1. 도도새처럼 생각 없이 미래를 팔지 마라


 앞서 말한 도도새의 경우처럼, 우리는 우리를 파멸로 이끄는 선택을 한다. 어떠한 경각심도 없이 저지르곤 한다. 이러한 판단 근거는 '남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다. 자신의 인생이 흘러가는 것을 '도도새적 책임감'으로 방관한다. 이런 사람들은 잘못되면 남 탓을 한다. 남들이 그렇게 해서 자신도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내가 논리적으로 결코 이길 수 없는 무적의 사람들이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사람이 도도새적 책임감으로 저지를 수 있는 일들 중 대표적인 것이 신용카드 발급이다. 이제 막 월급을 받기 시작한 내 친구는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250만 원 상당의 맥북을 3개월 할부로 구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아직 첫 월급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사기 전 내게 계획을 말했고, 우리는 이에 대해 장시간 대화했다. 결국 그러지 않기로 했다.


 할부를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행동이다. 이렇게 말하면 신용카드 사용자들도 인정은 한다. 위험할 수 있다니까. 그런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말이다. 위험한 이유는 자유를 박탈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와 할부제도는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다. 계획적으로 사용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할부살이와 시간팔이


 하지만 할부로 무언가를 구입하는 것은 현재의 소비를 위해 우리의 미래의 시간을 담보 잡는 행위다. 특히 그 무언가가 집에 들고 오면 값어치가 떨어지는 물건이면 더욱 그렇다. 우리는 시간을 들여 돈을 벌고, 그 돈으로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입한다. 무엇인가를 소비할 때, 자신이 이전에 벌었던 돈으로 구입할 수 있고, 앞으로 내가 벌 돈으로 값을 지불할 수도 있다.


 그러니 제발 부탁하건대, 가벼운 문제로 여기지 말자. 미래 소득을 사용하는 것은 당신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그곳은 현재 당신이 있는 곳과 다른 곳이다. 그곳은 강제노동 수용소와 같다. 이것은 비유가 아니다. 당신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게 되며, '일하고 갚고, 갚기 위해 일하고'를 다람쥐 쳇바퀴 굴리듯 살아야 한다. 




2. 타조처럼 시간과 돈의 문제를 무시하지 마라


 우리는 살아가면서 불편함을 느낀다. 나의 경우 '자유'가 부족한 것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불만족스럽다는 것은 무엇인가 부족한 상태다. 자유를 위해선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 시간과 돈의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시간과 돈이 부족할 거라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문제가 있다


 시간과 돈의 부족이라는 문제. 그런데 나는 이 문제를 마주하지 않고 타조 같은 태도로 회피해왔다. 문제의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지 못했다. '그래, 나에게 시간과 돈이 부족하군'이라고 인정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건빵에 들어있는 별사탕처럼 한참 부족하다.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보아야 한다.


 시간과 돈이 부족하다는 문제 앞에서 우리가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이 얼마나 부족한가 들여다보는 일이다. 이것이 시작이다. 발걸음을 떼라. 얼마나 부족한지 알려면 우리에게 시간과 돈이 얼마나 주어지는지, 그리고 주어진 시간과 돈을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보아야 한다. 당신에게는 두 눈이 있다. 인류는 문제와 위험상황을 빠르게 인지하기 위해서 시각이 발달했다. 제발 봐라.


 시간과 돈이 부족하다고 툴툴대는 많은 사람의 경우 기록하지 않는다. 내가 그랬다. 문제를 보기 싫어서 타조처럼 머리를 처박았다. 나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으면, 은행은 '통장 잔액'을 보지 않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을까. 그저 잔액 신경 쓰지 않고, 쓰고 싶은 대로 긁어 대면서 부자들이 그럴 것이라 착각한다.




3. 원숭이처럼 Take & Give 할 생각은 버려라


 기브 앤 테이크 Give & Take라는 말이 있다. 주고받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Give and Take'를 자세히 보면 'Give'가 앞에 있다. 먼저 주고 후에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순서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는 작은 문제에서 이를 적용시키다가도 큰 문제에선 이 법칙을 잊고 행동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학생 때 시간을 들여 공부를 하고(Give), 좋은 성적을 받았다(Take). 그리고 회사에서 생명을 팔아 일을 하고(Give), 돈을 벌고 있다(Take). 이것은 인간관계에서도 적용된다.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라는 그리스도교의 황금률을 생각해보자.


난 자유롭고 싶어


 자유를 얻고 싶다면 무엇을 주어야 할까. 자유를 Take 하기 전에 무엇을 Give 해야 할까. 자유라는 큰 가치를 위해 먼저 포기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배우는 것? 삶에 해야 할 일을 계속해서 더할 수만은 없다. 기존에 하던 것 중 가치관에 어긋난 무언가를 빼버려야 한다. 과감히 중단해야 한다.


 오마하의 현자 워런 버핏이 개인 비행기 조종사에게 한 충고가 있다. 이 충고는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 '소망의 기브 앤 테이크'를 여실히 보여준다. 버핏은 앞으로 커리어에서 이루고픈 목표 25개를 적고, 그중 가장 중요한 5개 항목에 동그라미를 치라고 한다. 비행기 조종사가 "동그라미 친 가장 중요한 5가지 목표를 먼저 이루고, 나머지 20개 목표도 당장 급하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한다.


5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머지 20개는 거들떠보지도 말아야 한다


 원숭이가 손에 쥔 것을 놓지 못해 잡힌다. 이를 보고 '소탐대실'로 해석할 수도 있다. 눈 앞에 작은 이익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 것이다. 이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면 큰 것을 이루기 위해 작은 것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로 볼 수도 있다. 나는 이것을 '몽키 트랩'이라고 부른다. 원숭이가 빠진 함정이다.


 원숭이의 태도는 놀이공원에 놀러 온 어린아이 같다. 한 손에 솜사탕, 한 손에 과자를 들고 아이스크림도 달라고 떼를 쓴다. 나는 정확히 이와 같이  행동해왔다. 그 무엇도 포기하지 않은 채로 내 삶이 달라지기만을 바랐다. 그것도 아주 강렬히 소망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는 줄 알고.




4. 당신의 삶을 연주하라


 사회 초년생인 당신에게 이것이 절대 쉽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안다. 그럼에도 당신이 더 높은 책임감을 지고 살길 바란다. 감당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짊어진다면 삶은 보다 가치 있게 변한다. 자유는 절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투쟁해야 한다. 우리를 내두르는 삶에 강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


 도도새처럼 생각 없이 함부로 미래의 시간과 돈을 담보 잡지 마라. 그렇게 하면 당신이 물건(맥북)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그 물건(맥북)이 당신을 소유한다. 처음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작은 물건부터 시작하지만 결국 자동차 집 등 큰 물건들이 평생 당신의 삶을 구속한다.


 타조처럼 눈 앞의 문제를 회피하지 마라. 가슴을 펴고 턱을 들고 두 눈으로 문제를 직시하라. 지금 당장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통장에 돈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라. 이 글 보면서 끄덕이지 말고 제발 확인하라. 제발.


 다음 달 월급을 받기 '전에'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예산을 짜 보아라. 예산대로 행동하지 못했다고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소비가 잘못됐다기보다 계획을 잘못 세운 것이라 생각해라. 실패했다면 다음 달 계획에 반영해라. 어차피 항목별로 이동하는 예산 전용과 추가 경정은 발생한다. 그래도 계획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라. 마지막으로 어떻게 지출하는지 기록해야 한다. 처음 해보면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래도 효과는 보장한다.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과 생각 없이 살아가는 사람의 차이다.


 원숭이처럼 어리석게 행동하지 말고 'Give & Take'를 자연의 법칙으로 받아들여라.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기를 주저하지 말고 먼저 베풀어라. 우리가 보답받으려는 마음만 품지 않는다면 모두 배로 돌려받을 것이다. 자유를 위해 아니면 당신의 삶에 중요한 가치를 위해, 덜 중요한 것은 과감히 포기하자.



 자유를 위한 지식

 당신의 자유로운 하루를 위해
시간과 돈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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