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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ze 헬스케어 Apr 05. 2020

[토막글] 집단 면역이라는 말 뒤의 무서운 의미

치사율, 치사율

북부 이탈리아에서 기존에 코로나 19를 앓은 적이 없었던 자원자 60명이 헌혈을 하였는데, 이 중 40명에게서 코로나 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되었다 합니다.

https://twitter.com/Yascha_Mounk/status/1246240181440540672


일각에서는 이런 뉴스를 보고 항체를 가진 (즉 코로나 19에 대해 면역을 가지게 된) 사람들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 위한 시험을 해보아야 한다 주장하기도 하는데요.


안타깝게도 이는 집단 면역의 안좋은 사례일 가능성이 큽니다.


해당 뉴스에서 소개된 마을은 북이탈리아 코로나19의 진원지로부터 크게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3월 21일 기준 해당 마을에 있는 4,659명 중 63명이 사망하였죠.


이들 모두가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사망자 나이의 중간값은 46.2세였습니다. (이탈리아 전체에서 사망자 평균 나이대가 44 정도입니다.)


즉 전체 인구의 1.25% 가량의 사망한 샘입니다. 이탈리아 전체의 사망률이 10%대인 것에 비하면 낮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높은 수치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크게 두가지를 알려주는데요.


1. 코로나의 무증상 감염


혈액에서 항체가 나왔다는 말은 이 40명의 사람들이 기존에 코로나를 앓았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기존에 코로나19를 앓은 적이 없다고했죠. 헌혈을 하는데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으니 이 사람들은 스스로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자각할 만한 증상을 느낀 적이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무증상 감염자라는 소리죠.


2. 집단 면역이란 말 뒤에 숨겨진 의미


이탈리아의 의료사정이 많이 좋지 않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감염은 만연한 기색이며 사망자 수는 매일 계속해서 늘고있는데요. 


집단 면역이라는 말 다들 들어보셨을겁니다. 바이러스의 전파도에 따라 다르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전체 인구의 6~70%가 면역을 가진다면 이론적으로 사회 내에서 감염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을거라 보고 있습니다.


지금 기사에 나온 혈액기증자 60명 중 40명, 즉 약 70%의 사람이 코로나19 면역력을 갖춘 셈인데요. 이를 당연히 부정확하겠지만 마을 전체(4,659명)에서 코로나19 면역력을 갖춘 사람이 70% 정도이다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생각하는 집단 면역입니다. 한편 마을 전체의 사망자자 수는 3월 21일 기준 63명이었죠. 지금은 더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고요.


즉 마을의 집단 면역을 위해 전체 인구의 1.25%가 희생했다는 말이 됩니다.


집단 면역이 발생하지 않은 전염병에 대해 백신을 맞추면서 전체 집단의 면역력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때나 쓰는 방법이지, 이미 퍼지고 있는 치사율 높은 전염병을 대응하는 방식은 결코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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