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째 손녀는 어떤 모습으로 커갈까?
손녀가 태어난 지 5개월쯤 되었을 때다.
서울에 볼 일이 있어 올라갔다가
손녀들이 보고 싶어 잠깐 들른 적이 있다.
그때 우리 둘째 손녀가 아빠 품에 안겨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자기 아빠를 바라보며 쉴 새 없이 옹알옹알
천상의 언어를 날렸다.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는 잊을 수 없는 그 눈빛.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의 옹아리.
작년 5월 어느 봄날.
며느리가 영상 하나를 보내왔다.
궁금한 맘으로 열어 본 영상 속의 용감한 우리 손녀.
함께 산책을 나간 외할머니가 지렁이를 발견하고
“보아야 ~ 여기 지렁이 좀봐. 지렁이“한다.
제법 큰 지렁이가 발 밑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할머니의 성화에 뒤늦게 지렁이를 발견하고는
서슴없이 지렁이를 건드리고 만지고.
해맑게 활짝 웃으며 음마아~(엄마)하며
엄마를 쳐다본다.
그리고는 잠시 후 지렁이를 번쩍 들어 올리고는
뒤늦게 합류한 외할아버지에게 주려는 듯 손을 뻗는다.
며느리는 으아악 소리를 지르고
이내 가족 모두의 웃음소리.
나는 몇 번을 들여다보며 혼자 피식피식.
꿈틀대는 지렁이를 태연하게 만지작 거리는 손녀의
모습이 놀랍기도 재밌기도 한 장면들.
우리 손녀 참 대담하다.
올 3월.
홍콩에서 살고 있는 딸이 놀러 왔다.
우리 가족은 손녀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도 만들 겸
가까운 민속촌에 놀러 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기구를 함께 타며 놀다가
아이들만 탈 수 있는 미니 바이킹 앞에 다다랐다.
이 놀이 기구는 신장 90cm 이하 탑승 금지다.
안내 직원분이 어린이 키를 한 명 한 명 재며
들여보내고 있다.
우리 큰 손녀 입장 합격.
다음은 우리 작은 손녀 차례.
불합격.
보아는 그 자리에서 으앙~ 울음을 터트리고
직원분은 재빨리 사탕을 꺼내 손에 쥐어준다.
홍콩 딸이 얼른 손녀를 안고 다른 장소로 데리고 가며 시선을 돌리게 했다.
잠시 후 돌아온 손녀딸이 하는 말.
- 괜찮아~ 보아는 놀이기구 많이 탔어.
이렇게 금방 자기 자신을 다독이는 우리 손녀.
생후 27개월의 대견한 손녀이다.
두 손녀는 각각 너무도 다른
매력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 예쁜이 손녀들아,
너희가 어떤 모습으로 자라든
할머니는 너희들을 응원할 거야.
너희들의 존재만으로도
할머니는 이미 너무 행복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