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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en Sunggu Kim Jun 25. 2020

outlier

돌아이가 되는것을 두려워 할 이유는 없다.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와 여행을 다녀왔다. 심심할것 같아서 이모도 함께 갔다. 어느새 할머니가 되어버린 두 아줌마와 함께하는 여행은 기대보다는 걱정으로 시작되었고, 예상은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으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여행중에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었고, 그들의 걱정의 근원이 무엇이었는가를 40년이 훨씬 지나서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이유는, 그들도 그런 사유의 근본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인지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전 현 여당 원내대표의 말씀이 여러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적이 있다.

요는, "70년간 지켜온 굳건한 보수의 모습이 지난 3년간의 좌파정권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다. 도와달라."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 좌파가 열심히 했구나. 둘째, 게임에서 지고 있는데 도와달라고 하면 반칙아닌가?

 패배를 즐기는 사람은 아마도 없으리라고 추측해 본다. 항상 예외가 있기때문에 없다! 라고는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가 하나의 게임이라면, 누구나 승리와 패배를 맛볼 수 있다. 고로 그 결과를 받아들일 자세를 갖춰야 한다. 매번 이기는 사람은 패배자에 대한 예의와 승리를 만끽하는 품격있는 자세를 갖춰야 겠다. 패배자 앞에서 요란을 떨며 축제를 하는자는 왠지 제대로 된 승리자로 여기고 싶지가 않다. 건방과 격멸의 정서가 있기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겸양의 미덕을 보여도 그 또한 재수가 없겠다 싶다. 즉, 승리자는 알아서 잘 패배자를 보둠어야 한다. 그럼, 패배자는 어떨까? 승리자를 축하하는 넓은 아량은 기본이요, 패배의 원인에 대해 고민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겠다. 퍼질러 앉아서 패배를 자책해봤자, 나 자신에 대한 개선이 스스로 이루어지는 일은 결단코 없다. 이기고 싶다면, 어떤 부분이 모자랐는지 찾아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또 질것이다.

 70년간 잘 해 왔는데 지난 3년간 두들겨 맞아 망하기 일보직전이라면 열심히 해서 다시 살려 놓거나, 그냥 망하는게 답이다. 진화론을 빌려오자면 뭔가 현재 환경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때문에 급속도로 생존의 위험을 느끼는것이다. 좌파가 뭘 하는지 잘 분석해 봐야만 자력갱생 할 수 있을것이다. 역으로, 소위 좌파라는 집단은 지난 70년간 뭘 그렇게 제대로 못 해왔길래 패배해 왔는가를 알아야겠다. 지금의 상황이 내가 잘 해서 얻은 것인지 상대방이 못해서 일어난 것인지 냉정하게 자문해야 한다. 내가 뭘 잘했는지 모른다면 다음번에는 패배할 공산이 매우 크다.

 사설이 길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안정의 범주를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돌아이 라고 부른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그 돌아이들 중에서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즘 특히 경제, 문화계에서 그런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일반적인 교육의 틀에서 뛰쳐나가 본인의 관심사에 집중하여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경우가 상당하다. 절대다수의 부모들이 바라는 것과는 지극히 반대의 행동들을 했던 자들이 가져온 결과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그래도 너는 이렇게 해야지"라고 말하면서 기대하는바는 큰것 같아 보인다. 이게 지금껏 내가 바라봤던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모습이다.

 짧은 여행을 통해서 70세가 머지 않은 엄마를 통해서 업데이트된 내 생각은, 어려운 길을 가는 자식의 모습이 안타깝기 때문에 가능하면 평범한 인생의 길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이 더 큰것 같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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