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들에게 해 주고 싶은 아빠의 삽질들에 대한 기록 - 서문
친구들이 이 곳에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최종 목표는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출간되는 것. 당연하게,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것들이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전해져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먼저 어떤 형태 로건 담아내지 않으면 전달할 방도가 없다. 매거진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남들에게 읽힐 글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어려운 것이다. 앞에 사람을 두고 말을 해도, 전달하기가 쉽지 않은데, 활자를 통해서 작자가 마치 곁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겠나. 그래서 나는 독자를 우선 둘로 한정해 봤다. 말랑한 머리를 가진 자들에게 먼저 망상을 불어넣는 나쁜 아빠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사람은 강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충격으로는 쉽사리 망가지지 않는다.
고향이 아닌 다른 곳에 살면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가지의 것들. 내겐 타향이지만 자식들에게는 고향이 되는 현실. 다른 환경에 기인한 다른 생각을 갖고 사는 다른 개체들. 매일 싸우고만 살 수는 없으니,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서로 함께 사는 방법밖에 없지 않은가. 아쉬운 놈이 샘물을 파는 것이다.
해서, 왜, 아빠라는 작자는 비가 오는 아침 등굣길에 물 웅덩이를 돌아가지 않고 직진했다고 길바닥에 세워놓고 일장연설을 해 대는가? 엄마한테 버럭하고 소리 좀 질렀다고, 면벽수행을 하라고 하는가. 자기는 주말에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보면서 나는 못 보게 하는 건가? 등등의 매우 사소한 문제부터, 직장에서 업무 수행하는 태도는 어떤 것이 바람직할까? 왜 정치가들을 매일 욕을 먹어가면서도 그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을까? 도대체 우리가 내는 상당히 큰 액수의 세금들은 어디로 흘러가고 매일 등굣길에 포트홀을 만나야 되는 걸까? 등등 사는데 걸리적대는 문제들을 예를 들어가면서 아빠라는 작자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것들을 풀어내 보여주려고 한다.
알쓸신잡에서 들은 말인데, 고대 그리스에서도 요즘 젊은것들은 다 왜 저러냐 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한다. 그냥, 내가 보기에 나를 제외한 다른 인간들은 다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왜 이상한 건지를 알려줘야 같이 살 수 있지 않겠는가? 이상한 놈이 본인이 왜 이상한지, 생각이 어떠한지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 견해의 차이는 영원히 줄어들 수 없고, 누적된다면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능력이 닿는다면 여러 사람들에게도 나의 상대적 이상함을 전하고 싶다.
비만 겁나 오는 이상한 겨울의 끝자락에, 사무실에서 일은 안 하고 끄적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