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를 방문한 한국인들이 느끼는 한국과 캐나다의 가장 큰 차이점 중의 하나는 음주문화일 것이다.
세계 보건기구의 2016년 15세 이상 인구당 연간 순수 알코올 소비량 보고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11.9 리터로 세계 17위, 아시아에서는 절대적 1위 소비국으로 나타났다. 캐나다는 10.0 리터로 세계 40위, 미대륙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한국보다는 낮지만 캐나다도 알코올 소비량이 높은 수준인데 반해, 이상하게도 밤에 술집의 불 빛이나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행인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아마도 한국은 회사나 모임 등의 단체 회식을 통해 폭음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캐나다는 부부나 가족 또는 친구들끼리 가볍게 좀 더 자주 즐기기 때문인 것 같다.
캐나다는 주류 판매 규정이나 법규가 한국보다는 무척 까다로운 편인데, 특히 판매와 공공장소의 음주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술은 허가된 판매처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한국은 술도 하나의 일반 상품으로 성인이라면 슈퍼나 편의점 어디서나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캐나다에서 술은 주정부 관리 품목으로 BC 주는 BC Liquor Store와 온타리오 주는 LCBO등과 같은 주정부 직영 매장과 또는 술의 종류에 따라 허가된 Beer Store 나 Wine Store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앨버타주는 개인 소유의 주류 판매점에서, 퀘벡주는 맥주나 와인은 편의점에서도 구입할 수도 있다.
요새는 한국의 소주나 막걸리도 수입되어 판매되는데, 소주의 경우 주류 판매점에서는 C$8~9, 막걸리는 C$7 수준이며 한인식당에서는 C$15~20 수준으로 판매된다.
미성년자와 관련한 주류 법규
주류를 구입할 수 있는 연령은 BC주 (밴쿠버)와 ON주 (토론토)는 19세 이상이고 AB주 (캘거리)와 QC주(몬트리올)는 18세 이상이다.
미성년자는 술을 사거나 미성년자에게는 술을 판매할 수 없다.
미성년자는 부모와 동행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류 판매점에 출입할 수 없다.
미성년자는 술을 판매하는 식당에 부모 없이 출입은 할 수 있지만 술을 마실 수는 없다.
미성년자는 술을 전문으로 파는 술집(bar, pub)에 출입하거나 일을 할 수 없다. 단, 미성년자도 술을 판매하는 식당에서 일을 할 수는 있지만 술을 개봉하거나, 개봉된 술을 취급할 수는 없다.
부모는 주거지 내에서 자신의 책임하에 미성년자 자녀에게 술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미성년자에게는 술을 줄 수 없다.
의료 및 종교 행사 목적의 경우에, 일부 미성년자에게 술을 제공하는 것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공공장소에서는 음주가 허용되지 않는다.
자신의 주거지나 캠핑장 (주차된 캠핑 차량 포함) 외의 공공장소에서는 음주가 불가하다. 즉, 공원, 호수, 해변, 길거리, 편의점 앞 등의 장소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다. 단, 행사 등의 목적으로 사전 허가를 받고 규정을 따를 경우에만 일부 공공장소에서도 음주가 가능하다.
토론토 시의 경우 공공장소에서 음주 시 최대 C$125, 밴쿠버 시는 C$230가 부과된다. 다만, 몬트리올 시의 경우에는 공원에서 음식과 같이 섭취하는 약간의 술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도 한다.
최근 온타리오 주의 한 지방 단체장은 "공원에서 와인 한 잔을 한다고 해서 세상이 어떻게 되지 않는다"라고 하며, 공공장소에서의 음주 문제를 논의할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밴쿠버 시는 2019년 여름에 2개의 해변에서 시험적으로 주류를 판매하고 시민들의 음주 상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 경우도 향후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허용한다기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약간의 음주를 허용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식당이나 주점에서 술은 주정부가 지정한 시간 내에서만 판매하고 마실 수 있다.
BC주의 식당이나 주점에서는 새벽 1시 (일~목요일) 및 새벽 2시 (금~토요일)까지만 술을 판매할 수 있다. 이후 고객들은 'Tolerance period'라는 30분 간의 허용 시간 동안 술을 마실 수 있고, 이후에는 테이블의 모든 술병과 술잔들을 치워야 한다.
온타리오 주는 새벽 2시까지 판매할 수 있고 이후 45분의 허용 시간이 주어진다. 즉, 술의 Last call (마지막 주문)은 1시 59분까지만 허용되고, 테이블 위의 모든 술을 2시 45분까지 치워야 한다.
식당에 자신의 술을 가지고 가서 마실 수 있나?
일반적으로 주류 판매가 허가된 음식점이나 술집에 자신의 술을 가지고 가서 마실 수는 없다. 하지만 술집이 'Bring your own wine (자신의 술을 가져오세요)' 서비스를 통해 'Corkage fee (술의 코르크 마개를 뽑아주는 비용으로, 고객이 자신의 술을 가져와 마시게 해주는 대신 붙이는 서비스 비용)'를 받고 고객이 가져온 술을 마실 수 있게 하기도 한다.
개봉됐던 술은 차량 내에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고 주행해야 한다.
차량의 주행 여부와 상관없이 차량 내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다. 만약, 식당에서 마시던 술을 집으로 가지고 갈 경우에는 반드시 술을 재밀봉 한 상태로 가지고 나가야 한다. 특히, 차량으로 이동시에는 술을 운전자나 동승자의 손이 닿지 않는 트렁크나 뒤 좌석에 둔 채로 운전해야 한다.
예전 직장동료는 십 년 전, 술집에서 나올 때 남은 술을 음료수 컵에 담아 나와 길을 걷다 경찰이 다가와 검문하려 하자 컵을 쓰레기통에 던졌다고 한다. 물론, 경찰이 통을 수거해서 술을 확인하고 'Closed container'가 아닌 곳에 술을 가지고 있었다며 C$125 티켓을 발부했다고 한다.
주취자에 대한 공권력이 보다 엄격하다.
경찰은 공공장소에서 술에 취한 취객을 체포할 수 있고, 술을 마시고 있을 경우에는 그 술도 함께 압수할 권한이 있다.
경찰들은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클럽이나 주점 주위를 자주 순찰하여 사전에 문제 발생을 차단하고자 노력한다. 시민들은 경찰의 공권력 사용을 존중하고 취객들도 길거리에서 고성방가 등의 문제를 야기하면 그 결과가 어떨지를 알기 때문에 행동을 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