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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승철 Feb 26. 2023

청년에게 양질의 식사와 주거를 지원하는 프랑스 10-7

프랑스에서 나는 유학생으로서 프랑스 자국 학생들과 동일한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프랑스가 지금껏 지녀온 박애 정신에서 온 것일수도 있겠다. 나는 프랑스 파리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학생들에게 프랑스 정부가 어떤 정책을 제공하는지 경험하며 관찰하였다. 그 중에 내가 직접 겪은 한가지는 알로까시옹(Allocation)이라고 불리우는 주거 비용 지원과 국가 학생 복지 기관인 Crous에서 운영하는 Resto U라는 학생식당이다. 프랑스에서 1년간 유학을 하면서 이 두가지 만큼 유학생으로서 도움이 된 것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청년에게 최대 30만원이 지원되는 Allocation제도


나를 포함한 학생들에게는 가장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자는 곳이다. 어디서 어떻게 자느냐에 따라서 생활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학생에게 가장 이상적인 주거는 학교에서 가까우면서 월세가 저렴하고 주변 생활 인프라가 좋은 곳이다. 방은 너무 작지도 않으면서 편안해야 하며 1인실이어야 한다.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쉬는 것과 수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파리에서 사립 기숙사에 있었지만 2달 후에 시떼 인터네셜(Cité Internationale)이라는 국제 기숙사촌에 있는 한국 기숙사로 옮겨 살았는데 프랑스에서 기숙사 터를 한국에 주고 한국 정부에서 지은 기숙사였다. 그곳에서 저렴한 방을 구할 수 있었다. 방 주변은 공원으로 둘러쌓여 조용했고 아래층에는 한국 식품점과 주변에는 도서관 마트 그리고 역이 바로 앞에 있었다. 나는 프랑스 정부기관인 CAF(Caisse d'Allocations Familales)에 인터넷으로 주거 지원금을 신청하였고 행정절차가 조금 느리기는 하였지만 지금까지 살았던 주거비용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한달에 약 180유로(한화 약 26만원) 정도를 받았는데 그 정도면 나에게는 한달 식료품 비용이었던 만큼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는 그 정도 돈은 매우 큰 금액이다. 학생들에게는 적은 좀더 좋은 방을 구할 수 있고 일정 금액을 돌려받으니 식비나 취미 생활도 할 수 있어 작지만 매우 큰 효과가 있는 정책이다.


파리 Cité Internationale에 있는 한국 기숙사


국제 기숙사촌 Cité Internationale 전경


우리나라 학생들의 주거 환경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나 또한 신림동 작은 방에서 고시 공부를 한 적이 있고 내 동생도 집과 학교의 거리가 멀어 고시원에서 생활도 하였지만 그마저 비용이 싼 편은 아니었다. 현재 조금 좋은 환경의 오피스텔은 현재 서울만해도 100만원에 육박한다. 공과금을 내면 120만원에 육박한다. 청년들, 특히 대학생들은 주거의 최하위층에 있다. 그래서 작은 고시원에 살거나 조금 넓은 곳은 함께 모여산다. 주거 기본권과 인권은 한국에는 없는것 같다.


부모 소득에 지원금을 차등에 두더라도 직접 현금 지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청년에게 청년기본소득을 직접적으로 주기 보다는 주거 지원금처럼 이러한 방식으로 주는 것도 괜찮다.


최고급으로 운영되는 양질의 학생 식당


학생에게 주거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음식이다. 청년 시기에 특히 대학생 때 소득이 별로 없을 때 양질의 식사를 하기란 매우 부담스럽다. 많은 청년들이 삼각 김밥이나 편의점 도시락, 컵라면으로 대충 때우고 있다. 하지만 한창 공부하는 나이에 질 좋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야하지 않을까. 특히 몇년전과 비교하여 서울에서 한끼를 먹으려면 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직장인인 나도 하루에 한끼 이상을 밖에서 사먹는게 부담스러울 지경이다.


나는 유학생활 중 먹는 것에 걱정을 한 적이 없다. 프랑스는 모든 학생들이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학생식당이 있었기 때문이다. Crous라는 프랑스 교육부, 고등 교육 연구부의 감독하에 운영하는 학생 복지 기관으로 기숙사, 장학금, 학생 식당(카페테리아 포함) 운영 등 학생들의 모든 생활에 대한 지원을 담당한다.


그 중에 Resto U라고 불리우는 공공 학생 식당은 파리에만 50개가 넘고 그 위치도 학교 근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로 치면 강남 한복판에 몰려있는 것과 같아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학교에서 공부할때 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파리 시내에 놀러 나가면서도 근처에 학생 식당과 카페테리아를 이용할 수 있다. 이 학생식당의 슬로건은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때에 먹는다"이며 정말로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좋다.



나는 주로 학교 동기들과 자주 이 학생 식당을 이용하였다. 내가 가장 놀랐던 점은 메뉴의 다양성이었다. 뷔페처럼 구성되어 있는 메뉴는 엔트리, 메인메뉴, 후식 등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싱싱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 다양한 과일, 신선한 고기, 생선 등의 요리, 스프, 샌드위치, 피자, 파스타, 샐러드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학생들을 위해 필수적인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한 것이다.


Crous 식당 (사진 : https://www.ladepeche.fr/)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식재료의 품질은 프랑스의 정부에서 직접 양질의 재료를 구입하여 납품한다. 고기 채소, 과일 등은 대부분 프랑스 자국산으로 쓰며 우유, 요구르트, 치즈 등 유제품들은 까다로운 유기농 품질 인증을 거친다.


가격은 학생증만 있다면 학생카드결제시스템 (IZLY)에 금액을 충전을 할 수 있으며 에피타이저, 본식, 후식으로 이루어진 기본 메뉴는 3.30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5000원에 한끼를 먹을 수 있다. 또한, CROUS 장학생은 무료로 먹을 수 있다. 장학생이 아니더라도 사회적 약자는 심사를 통해 월 식비를 지원받는다. 코로나 시기에 정부는 모든 학생들이 하루에 1유로로 메인 코스와 디저트, 그리고 과일로 구성된 도시락을 하루에 두번까지 제공하였다.  


프랑스의 학생식당 제도를 우리나라에 도입 해야


우리나라는 학생식당이 보통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다. 외부인은 사용이 불가하거나 학교 안에 있기 때문에 폐쇄적이며 접근성이 낮다. 또한 가격대비 질이 좋지 않다. 얼마전 뉴스에 서울대 7000원짜리 학식 기사가 나왔다. 가격을 1000원씩 올렸지만 가격대비 질이 형편없다는 것이었다. 학식은 학생들이 낮은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음식을 양껏 먹을 수 있게끔 해야 하는게 아닌가?


또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어느 학교 식당을 가던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부가 프랑스의 CROUS처럼 대학생 복지 기관을 만들고 각 대학과 협력하여 학교 식당의 개선을 해야하며 어느정도 보조를 통해 학생들이 낮은 가격에 양질의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더 나아가서 모든 학교식당을 일원화하여 (체인점화 같이) 메뉴와 가격을 통일하고 대량구매로 식재료를 납품한다면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학교 그리고 민간이 머리를 맞대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 구조가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학교 안 뿐만 아니라 도심 곳곳에 모든 대학생들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학교 식당과 카페테리아 등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밖에서 공부를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언제든 양질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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