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틈에 누구는 웃고 누구는 또 버려진다
서이초 선생님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한다. 그런데 이 이상한 사회는 그 죽음에 갑자기 우르르 우르르 이상하고 급하게 움직인다. 이미 문제의식을 느껴오고 현장을 개선하고자 노력했던 현장의 움직임은 논외다. 당연히 그분들의 움직임은 더 적극적이어야 맞고 연대하는 게 맞다. 내가 말하는 것은 그 외의 사람들이다.
이번 일로 모든 교사는 다 옳고 모든 학부모는 진상이 되는 또 이상한 프레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숨어있던 여러 갑을논쟁이 여러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온다. 늘 손쉽게 요즘 부모, 요즘 아이는 타깃이 된다. 교사, 학부모, 아이는 각각 하나가 아니다. 그 안에는 무수히 많은 교사, 무수히 많은 부모, 무수히 많은 아이가 있다. 도대체가 이 사회는 왜 그리 퉁치기를 좋아하는지. 어느새 교사는 다 옳고 교사는 다 힘들고, 학부모는 다 진상이 되는 모양새를 이리 쉽게 갖췄다. 왜 다 그렇게 퉁치기를 하는 걸까. 뭘 위해서.
다양한 상황에 대한 충분한 논의란 것은 당연히 없고 여러 경험을 아우르는 반성적 사고도 없고 그냥 우르르 달려든다. 어떻게 세상이 흑과 백이야. 어떻게 세상이 옳거나 그르거나 둘 중 하나야...
힘없이 시달리는 교사. 교실을 아끼는 교사. 아이들을 하나하나 사랑으로 대하는 교사. 그것이 아니어도 직업으로서 자기 일에 충실한 교사. 당연히 있다. 많겠지. 그렇게 믿고 싶다. 그리고 또 그만큼 아주 당연히 아이들을 무시하고 차별과 배제의 언행을 서슴없이 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화를 참지 못해 발을 구르며 아이를 몰아세우고 마음대로 의심하는 교사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는 다 옳다는 프레임으로 퉁치면 후자의 교사들은 얼마나 통쾌하게 씨익 웃고 안도할까. 그게 반복되면 자신들이 옳고 정당하다는 생각이 지금보다 더 단단해지겠지. 자기 성찰이 끼어들 여지는 더더욱 없어지겠지. 그러는 사이 또 버려지고 지워지는 교실 속 아이들은 어쩔 것인지. 늘 옳지 않은데, 그르고 또 그른 교사 밑에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런지 참 어려운 문제다.
독고다이. 각자도생. 그뿐인 사회 같아. 우르르 우르르 충분한 공유 없이 그저 빠른 속도감과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데에만 익숙하니까. 그냥 각자 알아서 지 살 궁리하면서 부디 안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