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기, 내려놓기의 고수가 되고 싶어
결혼할 때부터 구독해 왔던 블로그. 오늘 새 글을 읽으며 문득 궁금해졌다. (아래 링크) 나의 아들이 뱀파이어가 된다면. 나는 그 시간을 지켜볼 수 있을까.
https://m.blog.naver.com/don3123/223378413388
질문이 떨어지기도 전에 자신이 없다. 나는 고작 초등생을 키우면서도 계획적으로 무언가를 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과 겨울에 훌쩍 통으로 시간을 비우지만 그러면서도 그 시간 안에서 무언가를 하길 바라고, 돌아와서는 그 어떤 버퍼링 없이 착착 일상과 과업에 안착하기를 바란다. 아 지독한 어미.
-살이가 끝날 때마다 내가 겪었던 내적 괴로움은 이런 맥락이었다. 실컷 자유롭게 지내고 오자고 해놓고 돌아와서는 군소리 없이, 에너지 소모 없이 다시 일상을 착착 살아내기를 바라는 이중성을 마주해야 하니 그게 참 싫었다.
아니, 그래서 다시 좀전의 질문으로 돌아가자고. 만약 내 아이에게 뱀파이어의 시간이 왔을 때, 나는 지켜만 보고 바라만 볼 수 있을까. 아마도 나는 아이를 위하는 척, 내 조바심에 져서 자꾸 어떤 자극을 하진 않을까 라는 생각이 쉽게 든다. 그런데 또 이 생각을 쓰면서 곧바로 드는 생각. 하긴 그것도 지금이나 가능하지, 아이가 더 크면 내가 주는 자극 따위, 가뿐히 넘어가겠지?
그러니까 그냥 하나마나한 생각은 그만하기로 하자. 주말 게임 타임에 히히덕거리는 나의 아들들을 위해 밥을 지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