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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정 강사 작가 Jan 19. 2023

세계사 공부

중학교 2학년 올라가는 큰 애가 2학년부터는 세계사를 배우게 된다면서 벌써부터 재미없을 걱정을 하고 있다. 시간적으로 언제인지, 공간적으로 어디인지, 어떤 사람이 무슨 일을 했는지, 그 일이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 외울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니 그럴만도 하다.


역사시대를 기원전 3500년부터라고 할 때 자그마치 5500년 사이에 기록된 일을 모두 알아야 하니 벽락치기로 외운다고 될 일은 아니고,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가운데 자주 접해서, 암기가 아닌 익숙해지는 게 답이다. 그러자면 새학년이 되어 교과서로 세계사를 접하기 전에 스토리텔링이 되어 있는 세계사 책을 읽게 함이 좋을 것 같아 '곰브리치 세계사'와 '세계사를 보다'를 권해 주었지만 영 진도 나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내가 가르치기로 했다.


가르침의 목적은 학교에서 세계사 수업을 받을 때 두번째 보는 느낌이 들어 빠른 이해를 돕고, 암기가 아니라 익숙함을 주기 위한 1회독으로 정했다.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아 사십이 훌쩍 넘긴 나이에도 서양사, 동양사, 한국사 책을 수시로 읽고 집에 책도 여러 저자의 것으로 갖춰져 있어 새삼 공부랄 것도 없고, 다만 세계사를 처음 접하는 내 아이가 쉽게 이해하려면 어떻게 접근할까의 고민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구석기, 신석기로 구성된 선사시대는 특별한 내용이 없어 식탁에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끝내고 4대 문명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말이 4대 문명이지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집트 문명은 기원전 3500년 경, 인더스 문명, 황허 문명은 기원전 2500년 경 이므로 1000년의 차이가 난다. 시간 순으로 메소포타미아부터 시작했다.

우선 4대 문명 모두가 왜 강 주변에서 생겨났는지가 중요하다. 인류는 신석기 시대부터 농사를 짓고 정착을 했으므로 물을 구하기 쉽고 퇴적물로 인해 비옥한 곳이 모여 살기 적합했을 것이다. 그 중에 메소포타미아는 오늘날 이라크 지역으로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에 해당된다. 메소포타미아도 두 강 사이의 지역이라는 의미이다. 이곳에는 세계 최초가 많다. 우선 최초의 도시국가 '우르'가 있다. 진흙이 많은 지역이라 벽돌을 만들어 집을 지었고 갈대로 점토판에 새겨서 글씨를 썼다. 최초의 기록인 쐐기 문자다. 이곳에 살던 사람을 수메르인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수메르가 갈대가 많은 지방이라는 의미를 가졌기 때문이다. 우르는 상식으로 알아둘것이 이스라엘의 조상인 아브라함이 이곳에서 살다가 가나안으로 이동했다는 것, 우르 외에 우르크라는 도시의 왕인 길가메시가 노아의 홍수에서 살아남은 이야기가 길가메시 이야기로 세계최초의 문학작품으로 인정 받는다는 사실도 있다. 결국 세계사는 원인과 결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결과는 다시 새로운 원인이 됨을 알고 인과관계의 의미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아브라함의 이주는 훗날 모세의 이집트 대탈출, 모세의 기적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함께 연결하면 좋다. 


이런 이유로 세계사를 처음, 그것도 혼자 공부하는 사람은 어렵다. 원인과 결과를 미리 알면 이 원인이 결국 훗날의 저러한 결과를 낳은 거구나하고 처음부터 조망할 수 있지만 처음 공부하는 사람은 해당 사건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망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라도 내가 다시 한번 세계사 전체를 훝어 내고 가르치기를 이어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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