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광주미술상 수상 올해의 청년작가전 윤종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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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명 : “영원한 정원_ Endless Garden”
○ 작가 : 윤종호
○ 장소 : 김냇과갤러리
○ 전시일정 : 2021년 11월 30(화) ~ 12월 14(화)
○ 전시오픈 : 2021년 11월 30(화) 오후 4시
○ 주최주관 : (사)광주미술상 운영위원회
○ 후원 : 광주광역시, 문화공원 김냇과
전시서문
윤 익 / 미술문화기획자, 조형예술학박사
자연은 언제나 우리에게 삶의 활력과 위안을 전해준다. 이러한 이유로 일상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이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목적으로 산과 들을 찾아가며 도심의 곳곳에 아름다운 정원과 공원을 조성한다. 많은 사람이 자연의 삶을 동경(憧憬)하며 자연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본능에 마음을 열고 있다. 예술은 오랜 시간 자연과 인간의 관계설정에 주목하고 현대에 들어서도 수많은 예술가들이 그들의 작품을 통하여 우리의 삶에서 멀어져가는 자연을 은유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조각가와 정원예술가로 활동하는 윤종호 작가의 작품은 이러한 상황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본성을 현대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의 예술적 역량과 작품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면 서구 미술사에서 언급되는 현대조각의 흐름이 여실하게 느껴진다. 이는 형식적인 작품의 발전 과정에서 로잘린 크라우스(Rosalind E. Krauss)가 언급하듯 조각에서 설치미술과 공간예술로 변모하는 과정을 실제 본인의 예술적 욕구와 표현 의지로서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이루어낸 문명은 논리적으로 자연과 상반되는 개념으로 다가온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을 바라보면 그 답을 스스로 공감할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존재는 자연에서 왔으며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들은 생의 모든 시간을 자연의 내부에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받아들이며 존재한다. 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만이 오로지 자연을 넘어서는 편의와 안락을 추구하며 인위적인 공간과 시간에서 그들만의 삶을 누리며 살아간다. 기술과 과학을 앞세워 자연의 힘 앞에 그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인류에게 그들의 행복을 위한 문명을 건설하게 하였다. 산업혁명 이후 이러한 인류의 거주공간은 급격한 도시화를 추진하였고 이제 우리는 회색빛의 인공적인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현대의 동양과 서양의 모든 발전한 문명은 자연의 본질과 멀어지는 형상이 되었고 이는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작가는 언제부터인가 분주한 일상에도 지방에 있는 고향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유년기를 보냈던 부모님의 집주변에서 자연을 마주하고 관조하며 일종의 명상적 체험을 하여 마음의 안식을 얻는다고 독백한다. 떠나온 고향에 정원을 조성하고 식물을 식재하며 가꾸어내는 경험을 통하여 그의 본업이었던 조각 작업에서 얻는 예술적 만족과는 다른 마음의 평온을 얻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문화에서 정원(庭園)은 일상적 삶의 공간에서 정신적 안정을 위한 명상과 관조의 대상이었다.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한국 전통가옥의 주거형태는 언제나 자연과 동화하는 삶의 철학을 존중하며 인간은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자연관을 인식하게 하였다. 집안의 내부에서 정원의 자라나는 나무와 꽃의 형상을 바라보며 계절을 느끼고 자연의 변화와 섭리를 공감하는 목적이었다. 윤종호 작가에 의하여 조성된 그가 추구하는 조형적 언어가 가미된 정원 역시 동양철학에서 언급하는 “사람은 자연의 한 부분으로 자연과 공존한다”라는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나 집이나 정원 모두가 자연의 순리에 응답하고, 자연의 내부에서 살고자 하는 것에 그가 목적하는 작품으로 표현되는 정원을 통한 공간재현의 원리가 있는 것이다.
윤종호 작가는 “영원한 정원(Endless garden)”을 주제로 이번 전시를 준비하였다. 인공적으로 제작된 식물의 형상과 살아있는 실제의 식물을 전시공간에 배치하여 그가 내면적으로 추구하는 마음의 정원에 관람자들을 초대하는 의도를 목적하고 있다. 전시공간은 하나의 작품이며 작은 숲으로 정원과 오솔길이 있으며 물소리와 너울거리는 빛이 식물과 공존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크고 작은 화분에 다양한 식물들이 자리하며 섬세하게 제작된 조각 작업의 결과물인 꽃들을 만나게 된다. 우레탄폼이라고 불리는 건축자재를 이용하여 작가의 상상력으로 표현된 입체물은 그 형상이 산과 들에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꽃들과 닮아있다. 이렇게 구성된 오솔길의 중앙부에는 작은 벤치가 설치되어 마치 공원의 정원에 온 듯 쉼터가 조성되어있다. 걸음의 끝에 투영되는 비디오 영상을 통해 채집된 기억의 꽃과 식물의 이미지가 시간이 멈춘 듯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람자들의 마음으로 다가온다. 이는 우리에게 자연에서 경험하는 영적인 위안을 전달하여 스스로 내부에 존재하는 마음의 울림을 경험하게 한다. 작가는 이러한 조형적 장치와 의도를 통해 자연은 언제나 우리의 안식처라는 메시지를 관람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예술가로서 무려 십여 년의 개인 작업을 통하여 윤종호 작가는 이제 우리에게 자신을 만나며 공감하는 명상의 공간을 다양한 주제와 형상을 통하여 관조적 공간으로 제안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그가 구상하고 실현해낸 정원들은 영원히 멈추지 않는 순환 하며 생성하는 공간으로 전통적 관점에서부터 널리 알려진 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정원을 의미한다.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처럼 시작은 인간이 하나 그 완성은 하늘에 달려있다는 진행형의 구성 원리를 존중한다. 추운 겨울, 정원은 일종의 휴지기를 갖는다. 이 기간 이후 봄이 되면 언제나처럼 새로운 생명체를 생성한다. 많은 식물과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며 우리에게 생명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생명의 순환주기를 관조하며 많은 가르침을 경험한다. 자연은 우리에게 큰 스승의 역할을 하며 쉽게 느끼게 한다. 역사적으로 조각가들은 살아 숨 쉬는 실제와도 같은 생명체의 완성을 꿈꾸어 왔다. 무기물에 예술적 영감과 혼을 불어넣어 생명체로 환원하는 작품을 소망하였다. 작가는 그만의 경험과 예술적 언어를 통해 조각가로서 그가 추구하던 생명력의 실현을 정원이라는 주제로 달성한 것이다.
윤종호 작가는 자신의 예술적 행위에 탁월한 명분을 두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번 전시를 통하여 그가 제안하는 정원은 늘 생성하며 변화하는 자연의 내적인 섭리를 표방하며 은유하는 “마음의 정원(庭園)”이다. 우리는 그가 초대하는 정원에서 안식과 위안을 느끼며 긴 호흡을 통해 자연과 동화되는 경험을 할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자신의 내면적 소리에 공감하며 잊혀가는 자연적 본성을 재인식하는 것이다. 그는 예술가이며 정원디자이너로서 그가 공감하는 자연적 감성을 조형적 언어로 전달하는 섬세한 재능과 배려하는 심성(心性)의 소유자이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변화 속에 전통적 자연관과 자신만의 아름다운 정서를 흔들림 없이 지속하는 그의 창작활동에 깊은 공감을 보내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