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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욱 교수 Jul 21. 2024

유리가루 품은 조개

FRP

대부분의 배는 FRP로 만든다.


FRP는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철보다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데다가

녹슬지 않고 가공하기 쉬운 최고의 재료들이 가진 장점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

열에 절대적으로 취약한 단 하나의 단점만 빼고.

선박, 약품탱크, 물탱크, 놀이터 미끄럼틀, 정화조 등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FRP는  A4용지처럼 얇은 낱장의 원단을 본드에 담가서 한 장, 한 장 적층 해서

모양을 잡아가며 만든다.


FRP는 요즘 같은 장마기간 동안 빗 물을 통해서나

바닷가에 위치한 수많은 소규모 조선소를 통해 바다로 유입된다.

바다로 유입된 FRP는 자연환경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부서질 뿐.

눈에 보이지도 않는 크기로 쪼개진 FRP는 분해되지 않고 해양을 떠돌게 된다.


해양을 떠도는 유리섬유는 굴, 홍합, 조개류가 먹는다.

최근 연구에서는 굴 1Kg당 11,220개, 홍합에서는 1Kg당 2,740개 입자가 발견됐다.


어패류가 섭취한 유리섬유는 사람이 섭취한다.

사람이 섭취한 유리섬유는 복잡한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배출되지 않고 기관이나 장기에

미세하게 박힌다.


바다 생물이 섭취한 유리섬유가 생태계를 통해 사람이 섭취하는 단계까지는 확인이 됐다.

하지만, 사람이 섭취한 유리섬유가 신체에서 어떤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지 까지는 아직 연구 중이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내분비계 교란, 면역 반응 저하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인체 반응을 일으키게 됨은 분명해 보인다.





재료의 유용성 때문에 지금 당장 사용을 중지할 수는 없는 현실이지만

적어도 도심이나 조선소, 공장 인근의 바닷가에서 채취한 어패류는 가급적 먹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아니러니 하게도 어패류는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근거리에서 채취가 된다.


모든 법규가 모든 악행을 막지는 못한다.

식약처가 우리 몸속에 들어오는 유리섬유를 지금 막아주지는 못한다.



https://bit.ly/3IZCx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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