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팀장의 탄생>을 읽고.
옛날에 읽고 좋았던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있다. 다들 신간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새로운 책이 반드시 더 좋으리란 법은 없다. 이렇게 읽고 좋았던 책을 읽으면 책 사는 돈을 아낄 수도 있고 검증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요즘은 회사에서 일을 썩 잘하지 못하다고 느껴서 업무에 관한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팀장의 탄생>을 다시 꺼내서 읽었다. 책에 앞장을 보니 2022년 11월에 읽었다고 쓰여있다. 이 책을 읽고 좋아서 아는 형 와이프 분께 선물로 줬던 기억이 난다.
작가는 줄리무어로 스탠퍼드 대학교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당시 스타트업이었던 페이스북에서 인턴 생활을 거쳐 제품 디자인 부사장까지 올랐다. 지금 찾아보니 현재는 Sundial이라는 회사에 공동 창립자다.
원래 저자는 조금 더 경력을 쌓고 성숙해진 다음에 이 책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면 지금 겪고 있는 경험을 다 까먹다는 주변 사람들 조언에 지금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힌다. 우리나라 자기 계발 분야의 대가인 한근태 선생님이 쓰신 책 중에서 현재 있는 지식을 책으로 내라 아니면 지식도 썩어버린다는 내용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이제 곧 팀장이 됐거나 삼 연차쯤 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초보 관리자로써 어떻게 직원들을 대하고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미덕은 본인의 경험에서 나오는 생생함에 있다. 사이가 아직은 먼 새로운 직원과 마음을 열기 위해 본인이 가장 크게 한 실수를 먼저 밝히라는 등 저자가 실제로 써먹었던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 밖에도 실질적으로 적용할만한 여러 가지 팁들이 나온다.
다만 책 서문에도 언급되지만 실리콘 밸리에 있는 기업 문화를 가진 회사에서 경험한 내용이라 이것을 다른 회사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관리자는 본인이 업무를 잘해서 몇 인분씩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부하 직원들이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잘 키워서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덧셈이 아닌 곱셈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 팀장은 ‘좋은’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직원에게 자기가 상대방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에 대해서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팀원이 순조롭게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조언 그리고 일을 하면서 빠질 수 있는 함정을 얘기해줘야 한다는 점도 좋았다.
그 밖에도 반드시 상대방을 지적하는 말이 피드백은 아니라는 것. 상대가 잘한 부분의 비중과 못한 부분을 맞추라는 부분도 눈에 들어왔다.
이제 막 팀장이 되어서 네다섯 명의 인원을 꾸린 사람이나 소규모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이 책에서 뽑아먹을 내용이 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