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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리Story Oct 19. 2019

두 다리를 잃은 강아지 '온정이' 이야기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본 기사는 '유기동물사랑봉사대(HDS)'의 제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온정이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버려지는 백구 중 한 아이입니다. 공고 병원에서 방금 교통사고를 당한 진도 아이가 있는데 급히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달려가 수술을 진행할 병원으로 아이를 데리고 이동했습니다.


차바퀴가 그대로 깔고 지나간 듯한 아이의 상태는 뼈가 으스러진 게 눈으로 보일 정도였고 피부는 괴사된 상태였습니다. 사람이라면 아프다고 표현할 수라도 있을 텐데 수액을 맞으며 병원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고작 3개월인 약하디 약한 천사 온정이는 꾹 참고 견뎠습니다.


염증이 번지기 전에 병원에 도착하기 위해 비상 깜빡이를 키고 급히 병원에 도착했으나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빈혈 수치가 좋지 않았고 왼쪽 앞다리는 이미 상완골과 요척골, 복합골절로 수술이 곤란한 상태였습니다. 이 정도의 경우에서는 안락사가 지시되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온정이의 성격이 좋고 식욕도 괜찮아 혈액검사 후 좌측 앞다리 뒷다리 피부 재건수술을 하기로 했어요. 골절 수술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피부를 보존하는 방법으로 치료했습니다. 근육까지 녹아있었지만 최대한 남은 피부가 박리되지 않도록 고정시켜 놓았고 소독 및 슈거 테라피를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희망적이지는 않았지만 누군가는 치고 짓이긴 온정이를 우리는 돕기로 했어요. 치료받을 때마다 정말 너무나 고통스럽게 아플 텐데도 잘 참아주는 온정이를 위해서 정보를 공유했고 후원금을 모았습니다.


그동안 온정이는 밥과 물을 잘 먹었고 힘들겠지만 일어나서 대소변도 잘했어요. 매일 드레싱 및 주사, 내복약 처치에 들어갔으나 염증은 나아지지 않고 안정화가 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어요. 너무나 기특하게도 배뇨배변 및 식욕, 활력 등이 양호하고 매일 하는 처치도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그렇게 온정이는 3개월의 기나긴 시간을 입원하여 썩고 있는 피부를 살려보고자 병원 원장님이 모든 방법을 다 쏟아부으셨는데 심하게 손상되었던 피부는 낫지 못하고 회복 불가하게 썩어만 가며 쓰지 못하는 근육 때문에 마비가 돼 목숨이 위험해지기 전에 9월 중순 온정이는 염증이 더 심한 왼쪽 앞다리 절단 수술을 하게 됩니다. 


강아지는 다리가 하나 없어도 서서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다리를 잃으면 중심을 잡을 수 없어요.


마지막 희망으로 2차 병원으로 옮겨 진료를 해보았으나 이미 다리 아랫부분이 미라화되어 혈관까지 손상돼 썩은 냄새가 진동했어요. 만지면 굉장히 고통스러워했고요. 온정이는 결국 뒷다리마저 잃게 됩니다. 


다음 주면 왼쪽 뒷다리 절단 수술을 해요. 앞으로 조금이나마 균형을 잘 잡도록 허벅지 시작부터 골반부터 절단하는데 지금도 벽에 기대어 주면 조금이나마 얼굴을 세울 수 있습니다. 다리 부분을 조금 살리고 싶어서 어설픈 위치로 절단하면 그 부분에 혈액 공급이 안되어 또 괴사되기 때문에 중심을 잡기 수월하도록 앞다리처럼 아예 없는 게 더 낫다고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전달받았습니다.


숨을 가쁘게 쉬고 있는데 배변이 밀려나오는 형태라 시원하게 배변 활동을 못 하니 배가 항상 빵빵하고, 오랜 약치료로 간도 많이 손상이 되어 있어요. 의미 없는 염증 치료로 약을 계속 써서 간이 더 손상되는 것보다 체력이 있을 때 절단 수술을 하고 이겨내는 게 더 살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온정이는 도대체 왜 이리 맑기만 할까요. 간간이 찾아가는 면회에도 늘 밝은 모습으로 꼬리를 흔들며 힘껏 반겨주고 건네는 손을 열심히 핥아 줍니다. 온정이는 건강한 다른 아이들보다 오래 살지는 못하겠죠. 


누워서 먹고 싸고 하기에 그 때문에 생기는 병들이 있을 거예요. 스스로 걷지 못하니 휠체어로 산책시켜주고 누워서 살아야 하니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위치를 바꾸어 주며 보살펴줘야 하는 소중한 가족이 필요해요.


아니면 수술 및 병원치료를 위한 후원금이나 온정이의 소식을 공유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앞으로 남은 온정이의 삶은 정말 쉽지 않고 고난 일수 있어요. 어린 시절을 병원 한켠 작은 공간에서만 보낸 온정이에게 삶이 그곳이 전부가 아니라고, 좋은 가족이 있고 꽃내음이 가득한 봄과, 초록색이 가득한 여름,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예쁜 눈이 내리는 겨울이 있다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동안 많은 아픔을 이겨내고 또 한 번의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온정이에게 살아갈 힘을, 아름다운 사랑을,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세요. 


입양조건 

입양신청서 / 책임비 / 6개월간 입양후기(매달 한 건) / 책임비 15만 원 


숙지사항 

치료 비용은 입양자 부담


* '행동하는동물사랑'카페에 있는 입양신청서 작성 후 카톡으로 신청 시, 담당 스텝이 확인 후 확인 전화와 함께 입양 절차가 진행됩니다.


입양문의 

담당자: 강혜림 님 (행동하는동물사랑) 

연락처: 010-3286-7979

카톡: 카카오 플러스 친구 '행동하는 동물사랑'에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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