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불공평하다. 나는 물만 마셔도 뱃살이 나오는데, 누구는 뜨거운 흰쌀밥에 마요네즈·버터를 비벼 먹어도 몸매만 좋다.
이런 불공평함은 아내와 나 사이에도 존재한다.
아내와 함께 어디 안 나가고 집에서 편하게 쉬는 날이 있다. 이런 날은 둘 다 아침부터 양치만 하고 씻지를 않는다.
그런데 아내는 안 씻어도 예쁜데, 나는 안 씻으면 안 씻은 것 같다.
아내는 안 씻어도 예쁘니까 뽀뽀를 하고 싶은데, 안 씻고 면도 안 한 얼굴로 뽀뽀를 하니 아내가 따가워한다. 그러면 미안해서 슬그머니 가서 씻고 면도를 하고 오게 된다.
근데 씻고 온 건 난데 광채는 아내에게서 난다. 세상이 이렇게나 불공평하다.
그래도 이런 불공평함 정도는 너그럽게 참아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