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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황 Jul 24. 2022

남자 옷은 이게 다예요?

시니컬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

시니콜콜한(시니컬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비정기적으로 써가는 중입니다. 불만보따리를 보러 와주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

https://brunch.co.kr/magazine/cynicalbasic



남자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제 곧 만 3살이 될 예정이고요. 모든 부모가 그렇듯 행동 하나하나에 깜짝 놀라며 부쩍 커버림을 실감하곤 합니다.


애비는 그러지 못하지만 아기만이라도 세련된 멋쟁이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멋쟁이 남자아이로 보이길 바랬습니다. 좋은 선배들을 만나 물려받은 옷을 주로 입혔만, 가끔 한 번씩은 예쁜 옷을 사주고 어 백화점에 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백화점 유아복 가게에는 여자아기의 옷만 즐비합니다. 얼핏 봐도 종류가 2배 이상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여아복이 압도적으로 많은 유아복 가게를 싫어합니다. 물론, 싫어도 딱히 갈 곳이 없겠지만.


아직 패션 감각이랄 게 없는 나이지만 멋진 옷들을 많이, 다양하게 입혀주고 싶습니다. 그래야 보다 세련된 감각이 형성되지 않을까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자신이 부족하기에 자녀만이라도 저보다는 나은 센스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도 큽니다.


천편일률적인 남자 유아복 시장을 싫어합니다. 여아복은 다양하지만, 남아복은 고만고만하다는 사실이 비교되어 더욱 싫습니다.


남자아기의 옷을 사는 데에 있어 고민이 덜하다는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지만, 그래도 멋진 옷을 골라주고 싶은 부모의 심정입니다. 하지만 선택권이 별로 없지요. 그래서 아기 옷을 사러 갈 때면 자연스레 조카의 옷에 눈이 갑니다. 조카는 여자아기라서요. 내 새끼 옷을 구경하는 시간보다 조카 옷을 구경하는 시간에 눈이 더 즐겁다는 사실이 못내 아기에게 미안해지곤 했습니다.


여자아기 옷을 구경하는데도 아쉬움이 차오릅니다. 그저 귀엽거나, 공주처럼 귀여운 스타일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남아복의 2배가 넘는 종류가 즐비하게 늘어선 옷들이 조금씩만 다를 뿐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아기라고 알록달록 밝은 색만 입혀야 한다는 편견이 싫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그런 옷만 생산하는 영아복 브랜드가 아쉽습니다.


로는 날씨, 그리고 아기의 기분 등에 맞춰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해주고 싶습니다. 비록 이제 막 걸음마를 띄는 아기라 할지라도 올블랙을 새나게 입힌다면 얼마나 카리스마가 넘칠까요? 밀리터리룩을 입은 아기가 아장아장 걸어가면 그 모습은 얼마나 또 귀여울까요?


어느덧 만 3세를 바라보는 부쩍 커버린 아기이다보니 더 이상 같은 듯 다른 옷들로 구성된 아기옷 가게를 가지 않습니다. 스포츠브랜드, 캠핑브랜드 조차도 이제 4살짜리 어린이의 옷이 출시되기 때문입니다.


 이상 아기아기 한 옷만 입히고 있지는 않습니다. 파스텔톤 알록달록한 옷들이 아기옷장에서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아기라고 아기아기한 색감만 강요하는 어른들의 시선이 싫었던 얼마 전 감정들을 회상해 보았습니다. 모든 부모가 취향이 다르겠지만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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