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의 무게를 견딜 준비가 되었는가
책임의 기준
"장교는 군대의 기간이다... 법규를 준수하고, 역경에 처하여서도 올바른 판단과 조치를 할 수 있는 통찰력과 권위를 갖추어야 한다." 장교가 되는 사람은 모두 마음에 새기고 있는 "장교의 책무"중에 글귀다.
이것은 국가와 국민 앞에서 맹세한 약속이며, 그 약속은 언제나 군인의 삶을 정의한다. 군복을 입는 순간, 개인의 안락함과 사적인 욕망은 뒤로 물러나야 한다. 그 자리에 서는 것은 오직 국가를 위한 충성심과 국민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책임감이다.
그런데 최근 드러나는 비상계엄과 관련된 사건들 속에서, 군인의 존재 의미를 스스로 뒤흔드는 모습들이 보인다. 상급자의 명령을 이유로, 복종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부당한 지시와 불법적인 행동을 맹목적으로 따랐다는 고백. 그것이 군인의 책임을 변명으로 덮을 수 있을까? 군대에서 30년 이상을 복무한 사람들이, 무엇이 정당하고 무엇이 부당한지를 구분할 능력조차 없다면, 그 긴 세월은 대체 무엇을 위한 시간이었을까?
"어쩔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항명이 되니까!" 이 말로 모든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군인은 단순한 명령 수행자가 아니다. 군인은 명령을 넘어 그 명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올바른지를 판단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 책임은 군인의 계급이 올라갈수록 더 무거워지며, 그 판단의 기준은 오직 정의와 윤리, 그리고 국민의 신뢰에 있다.
상급자가 약속한 사탕발림, 승진과 권력의 유혹에 흔들린다면, 뒷배를 믿고 오만방자함과 불손함이 묻어나는 말과 태도의 그대는 이미 군인이 아니다. 군복을 입을 자격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 그 판단을 따르는 행동력에 있다. 그것이 없다면, 수백 명, 수천 명의 부하를 거느릴 능력도,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자격도 없다.
군복의 무게를 스스로 가벼이 여긴 이들의 구차한 변명과 비굴한 행동을 국민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명령에 복종한다는 이름으로, 진실을 외면하고 정의를 왜곡한 그 행동은 결코 역사 앞에서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군복은 영광과 책임을 동시에 상징한다. 그것을 입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성하겠다는 약속을 한 순간, 그대는 더 이상 개인이 아니다. 국민이 지켜보는 군복의 무게는, 그대들의 한마디 말, 하나의 행동, 그리고 모든 표정 속에 담긴다. 과연 그대는 그 무게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군복은 무겁다. 그 무게는 국민의 신뢰와 기대로 이루어져 있다. 그 무게를 외면하는 순간, 군인은 존재 의미를 잃는다. 부끄러움은 오직 책임을 저버린 이들의 몫이다. 책임을 묻는 국민의 목소리는 역사의 준엄한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