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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똥꽃 Nov 25. 2023

 동굴

초겨울 밤 추위에 언 몸을 녹이기 위해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짐승처럼

그렇게 움막 속에 몸을 뉘었다


그 옛날 그 무렵 양지바른 곳에서

몸을 녹이던 작은 아이처럼

작지만 아늑한 곳을 찾았다


분노의 소리가 들리지 않고

술냄새가 속을 메스껍게 하지 않는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했다


수 십 년이 지나도록 가난의 굴레가

아직 나를 작은 동굴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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