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전부터 이대남에 대한 각종 기사 칼럼 강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출발점은 젠더 갈등으로 인해 표심이 갈렸다는 것. 그런데 유독 20대에서만 그것이 극명하니 이것을 사회적 움직임, 더 나아가서는 사회문제로 보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쟁점이 있는데 차례대로 분류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실재한다고 믿는가? 만약 그렇다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2) 남성에 대한 성차별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있다면 역차별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여성에게는 차별적인 문화가 없고 남성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가? 또 그렇다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3) 이러한 문제는 단지 인식과 문화의 차이에서 온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제도적 문제가 있는 것인가?
4) 이러한 젠더 갈등으로만 20대의 표심을 설명할 수 있는가?
우선 1)에 대한 것을 시사in 천관율 씨의 그래프를 살펴 보자.
20대 남성은 다른 집단에 비해 여성 차별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은 편이라는 것은 맞다. 하지만 타 집단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살펴 보면 33.6%는 심각하다고 보고 있고, 37.0%역시 별로 심각하지 않다고 선택하였다. 이는 전혀 심각하지 않다는 문항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오히려 어느 정도의 차별은 조금씩 있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한국인이 설문지의 양 극단을 잘 선택하지 않는다는 MMSE 관련 논문이 있어 이 선택지 또한 차별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으나, 사실 이후에 나오는 페미니스트 관련 문항은 놀랍게도 극단에 치우친 답지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볼 때 해당 해석은 보류해야 할 필요가 있다)
30대 이상 남자는 대체로 심각하다는 평가를 내린 경우가 20대 이상 남자보다 높았고 전혀 심각하지 않다는 문항 비율은 더욱 낮았다. 아쉬운 것은 다른 세대도 나누었으면 세대간의 차이를 볼 수 있어 분석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연령대별 차이는 이대남 현상이라고 결론을 지을 게 아니라 각종 변인들을 살펴 보아야 한다.
20대는 [학생/군인/무직(취준생 포함)/사회초년생, 주로 미혼/기혼일 경우 신혼]인 집단이다.
개인적으로 이 세대에서 여성에 대한 성차별을 느낄 만 한 것이 사실 과연 있을까 싶다. 성평등한 교육제도 하에서, 검수받은 교과서를 통해 배우고, 졸업하고 군대에 다녀오고, 특별한 가산점 없이 같은 시험과 면접을 치러 채용이 된다. 출산율이 최저인 것은 둘째치고 일단 평균초혼연령이 30대 초중반이다 보니 가족계획에 관한 생각을 상대적으로 덜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살아온 인생 여정상 차별을 느껴본 적이 별로 없는데, 기성세대의 경험담과 앞으로 있을 수도 있는 차별에 대해서 과연 어떻게 실감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 사실 별로 심각하지 않고 조금 있다거나,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공감을 잘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