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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몽실 Jan 16. 2021

엄마의 시간

좋아하는 커피 한 잔, 읽고 싶은 책 한 권 그리고 다이어리

토요일 아침, 늦잠을 잤다.

맞다. 불금인 어제 늦게 잤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가 늦잠을 자고 있어도 이제 아이들은 깨우지 않는다.

주말이면 아이들이 먼저 일어나는데, 둘이 자기들 방에서 키득키득 대며 놀기 바쁘다.

푹 잘 수 있어 좋긴 한데 무언가 허전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인생이 그런 거겠지.






아이들이 자란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언제 이리 컸을까. 


아침식사 후에 아이들은 리틀 포니 영어 DVD를 시청했고, 나는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읽었다. 월요일부터 읽기 시작한 책을 토요일이 되어서야 마지막 장을 덮었다. 바쁘기도 했지만, 느려도 너무 느리다. 난 정말 속독이 하고 싶다.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꼬박 읽은 책은 여행 에세이다. 초등학교 자녀 둘을 데리고 유럽을 여행한 가족의 이야기. 머리도 좀 식히고 궁금했던 내용이 있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여행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읽다 보니 어느새 여행이 하고 싶어 졌다. 회사일로, 코로나로, 출간으로.... 바쁘다는 이유로 모른척했던 그.... 여행. 언제쯤 가게 될까. 그냥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난 이 설레임이 참 좋다.







여행을 다녀오면 나도 여행 에세이를 써야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흐뭇하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상상하며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꿈꾸는 것을 좋아한다. 

꿈이 있는 사람은,

그 꿈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가는 사람은,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아버렸다.


세상은 무엇보다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무언가 좋은 배경을 갖은 사람이,

그도 아니면 특별한 기회의 순간을 만난 사람이 이루는 것이 꿈인 것처럼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는 알아버렸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그러니까 내가 내려놓지만 않으면 결국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여행작가가 되고 싶은 그 마음이 결국 나를 작가로 만들어 주었다. 비록 여행책은 아니지만 내 이름 석자가 들어간 책을 볼 때면 기분이 묘하다. 보고 보고 또 보고. 신기하고 또 신기하다. 뿌듯하고 또 뿌듯하다.


한 번 해본 요리처럼, 난 이제 책이 출간되는 과정 전체를 알고 있다. 출간이라는 골인점까지 가는 더 좋은 길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더 설레고, 더 재미난다. 







드디어 나에게도 엄마의 시간이 찾아왔다



코로나로, 추운 겨울 날씨로 놀이터에 나오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 아쉬운지 둘이 투닥거리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쌍둥이는 상황극 하며 노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절반 이상을 영어로 대화한다. 솔직히 집에 있으면서 둘이 대화하는 걸 들어보면 영어를 자주 사용한다. 애들 아빠와 나의 추측으로는 영어로 대화하는 것에 무언가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우리가 알아듣지 못하는 단어도 꽤 많아졌다. 


애들 아빠와 나는 아이들의 영어 대화 소리만 들어도 흐뭇하다. 우리가 낳았지만, 우리가 키웠지만 참 뿌듯하다. 덕분에 언제부턴가 애들 아빠는 나를 몽사임당이라고 부른다. 아이들을 잘 키워준 내가 고마운가 보다.



물론, 여전히 나의 삶은 하기 싫은 일들로 가득 차 있다. 왕복 2시간이 소요되는 출퇴근길이 피곤하고, 사무실에서는 하기 싫은 일들이 한가득이다. 집에 돌아오면 집안일이 한가득이고(물론 집안일을 잘하지는 않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긴 하다.) 아이들 수학도 챙겨주어야 한다. 요리도 해야 하고, 빨래도 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꽤 많은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엄마, 엄마, 엄마만을 찾던 아이들이 훌쩍 자라서 둘이서 놀고 있다. 어린아이들을 키우는데 들어간 육체노동의 시간도 많이 줄었다. 



드디어 나에게도 엄마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열심히 육아한 당신~ 즐겨라!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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