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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준 Aug 22. 2022

내게 아쉬운 건 (<또 오해영>리뷰)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가 좋아서, 최근에 같은 작가분의 전작인 또 오해영을 몰아봤다. 또 오해영과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 그 사이에 작가님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분위기, 무드가 달라진 것 같다.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보다 조금은 전형적인, 때론 예전에 재밌게 보았던 내 이름은 김삼순이 생각나기도하는 드라마였다. 그럼에도 공감가고 맘에 맴도는 대사가 많은 건 여전했고 해영(서현진)과 도경(에릭)의 엎치락뒤치락 이어지는 감정선에 심하게 몰입하며 푹 빠진 채 재밌게 봤었다.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부터 한번씩 티비채널을 돌리다 오해영 재방송을 하는 걸 잠깐잠깐씩 보곤했었다. '그냥'오해영이 '이쁜'오해영에 열폭해 회식 때 폭발하는 장면, 학창시절 때부터 비교당하던 에피소드같은 것들. 막상 제대로 처음부터 마지막회까지 다 몰아보고나니 그런 눈에 띌만한 장면들, 에피소드들보다 더 많이 맘에 남는 건 또 이 드라마가 내게 더 많이 생각하게 하는 건 메멘토 모리, 카르페디엠, 그리고 사랑이다. 


도경이처럼 수시로 죽을 때 무언갈 후회하는 장면이 눈앞에 나타나는 건 아니지만 내일 만약 죽는다면 내 38년 인생에 미련이 없을까, 후회가 없을까하는 물음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할 자신이 있을까. 지금 마음으론 나는 아마도 미련이 많을 것 같다. 아쉬움이 많을 것 같다. 인정하는 게 속이 타고 쓰리지만 아마 난 그럴 것 같다. 그럼 난 어떻게 살아야하나. 


무언가 인생이 맘에 들지 않고, 마음 한번 제대로 풀어헤쳐보지않고 살았던 도경의 무의식은 그를 죽음을 장면으로 계속 이끈다. 그리고 현재를 자꾸만 바라보게 한다. 선택을 바꾸게 한다. 그에 따라 그의 운명도 달라진다. 그에겐 죽음 앞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해영', 사랑이었다. 마지막회를 다 보고나서 며칠동안 내내 이 생각이 맘 속에 맴돌았다. 


'그럼 죽음 앞에서 내가 가장 아쉬워하는 건 뭘까.'

그걸 생각해보게 된다.

아직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그 답은 적어도 '누가 나를 어떻게 볼지 걱정하는 나, 누군가와 사사롭게 부딪쳐 속상해하는 나, 이거할까 저거할까,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고민만하다 아무것도 못하는 나'를 넘어선 어떤 것일 것만 같다. 




2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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