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ester 2 & 3, the end.
2학기 - 다섯 과목의 시험
3학기 - 최종 과제를 위한 두 달간의 개인 실험과 논문 쓰기가 진행
그리고 다음 챕터의 시작
2학기 시험 준비는 괴로웠지만 그래도 1학기에 두 과목을 이미 치러봤기 때문에 (시험 결과는 제외하고) 시험공부에 대한 방법과 준비가 처음보다는 수월하리라 싶었고 동시에 공부량에 스트레스만 깊어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Functional Food에서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시험 점수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지만 조별 발표 수업에서의 낮은 점수로 해당 과목의 평균 점수가 낮아졌다. 쉬울 줄 알았던 Microbiology Food Security는 겨우 pass 점수를 획득했지만 그래도 이 과목 암기 내용이 많아서 통과한 것으로도 만족하기로(스스로 되뇌었다). 노트 필기를 공유해준 친구들 덕분에 가장 기초 과학에 가까웠던 Biochemical Structure and Function을 무난하게 넘겼고 이 과목에서의 조별 실험 보고서들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전체 점수에서는 merit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일 어려웠고 두려웠고 공부하기 싫어했던 Food Processing의 시험이 생각보다 쉽게 나왔고 이 과목의 6 항목의 실험 시험에서는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평균 점수가 merit이상으로 나왔으므로 지난 그 1,2 학기 내내 두려움은 사실상 필요도 없었던 감정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로써 1,2 학기를 통틀어 8과목의 시험을 다 치르고선 "논문 쓰기"라는 제일 큰 점수를 차지하는 과목 하나만 남겨놓은 상태가 되었다.
2학기 시험 종료 후 일주일 휴식을 가진 가진 뒤 논문을 위한 개인 실험이 시작되었다. 실험실과 지도 교수 및 그 의 팀원들은 굉장히 만족스러웠으나 그때 당시 나의 욕심은 나의 능력보다 더 어려웠던 주제를 선택하게 만들어 버렸고, 선택한 주제가 필요했던 논문 책임자(지도교수 밑의 포닥)가 런던에서 개인 업무를 진행하면서 나의 실험을 코칭해주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험 전반적인 피드백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초반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내가 혼자 잘하지 못한 것도 있고 동시간대의 피드백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2주간의 트라이얼 후 실험 설계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초초함은 더 심해져 갔다. 결국 지도 교수가 직접 내 실험을 도와주게 되었는데, 그는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챙기는 과학자로, 나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교수 면담에 앞서 모든 과정을 숙지하고 설명할 수 있는 정도가 되기 위해 방대한 자료를 읽어가야 했고, 그렇기 때문에 나의 결과 보고서에 그 내용을 정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교수님에게 무한한 감사와 존경하는 마음을 지금까지 가지게 되었다. 물론 그 과정은 늘 스트레스와 초초함을 이끌고 왔던 시간이었지만. 실험 결과 보고서를 쓰는 8월 한 달 내내 스케줄은 눈뜨자마자 컴퓨터를 켠 뒤 밤에 잠을 자기 전까지 논문을 수정하던 시간들이었다. 이 정도로 공부를 (처음부터) 했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은 어김없이 막바지에 몰려오기 마련이다.
실험 발표가 있기 전날, 비록 밤을 꼬박 새웠더라도 일곱 개의 실험 내용 중 한 실험에 대한 결과 해석이 부족했었다. 역시 발표에서 말문이 꼬여버렸고 텅 빈 머릿속과 대중의 눈. 그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그냥 이제 다 내려놓고 논문 통과를 바라며 최종 날짜에 논문을 제출했다. 이렇게 52주간의 대부분은 치열했고, 어떤 날은 나태했던 다시 한번 살아갈 수 있었던 시간들을 종료하게 되었다.
무엇을 배우든, 무언가를 시도하든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찾아가는 삶의 태도는 유지하겠지만, 수입이 없이, 일 없이 다시 다 내려놓고 이렇게 전일제 학생이 되는 것은 언젠가 다시 있을지 없을지는 지금으로서 알 수는 없다. 내가 지금부터 다시 해야 할 일은 다음 챕터(부제: 회사에서 수습기간 잘 이수하기)에서 펼쳐질 내 삶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