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야노 Jan 26. 2023

L-Plate 2편

그동안의 업데이트 및 선생님 이야기

띄엄띄엄, 그리고 비정기적으로 운전 레슨을 2~ 3주 간격으로 받는 중이다.  레슨 간격이 길어질수록 다시 운전 감을 잡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운전대를 잡은 나의 긴장상태도 길어졌다. 레슨을 시작하면 어김없이 겨드랑이 땀샘이 자극되고 온몸이 후끈해지는 현상과 어깨 경직 현상은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아. 주. 조. 금. 은 나아졌다. 한 번의 레슨마다 두 시간씩 진행 중이고,  초반 20 ~ 30분간은 항상 똑같은 시작 점에서 출발하여 같은 곳을 계속 반복한 뒤 다음 단계를 연습하고 있다.


POM method (Prepare, Observe, Move)를 되뇌기 > Blind spot확인하기 (나중에 시험관이 알 수 있도록 동작을 크게 하면서 확인할 것> 오른쪽 깜빡이 넣기 (이동할 것이라는 신호) > 클러치에서 발을 떼는데 3초 소요하기 > 출발되었으면 2단 기어 넣기. 이 과정의 무한 반복 진행 중


그다음 과정으로,

Junction에 가까워지면서 Centre mirror 확인 후 이동방향 (왼쪽이면 왼쪽 거울) 확인할 때도 동작을 크게 움직이면서 방향등 넣기

> 이때, main road에서 small road로 진입할 땐 2단 기어 유지.

> Small road에서 Main road 진입할 땐 1단 기어 변동 하기. 기어 변동은 약 3m 떨어진 곳에서 시작.

* 영국의 약 98%의 junction 이 closed Junction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1단 기어로 변경해야 하고 (open junction에서는 기어 2단 유지. ) Walking speed로 속도를 조절하면서 전방 주시 후 이동방향으로 이동.


이게 좀 익숙해 지자, 드디어 내가 무서워하는 Roundabout 배우기 시작했다.

출구가 1번, 2번, 3번일 때 운전방향이 달라짐. Roundabout에서는 2단 기어 유지하면서 오른쪽에서 오는 차 확인 하는 게 중요.

> 1번 출구 (9시 방향): 바깥 차선으로 가서 왼쪽 깜빡이. 역시 이때 centre mirror >  Left mirror 확인 후 커브에 맞춰 운전하면서 (이걸 계속 주의받음) 빠져나가기

> 2번 출구 (12시 방향): 바깥 차선으로 가서 지시등 넣지 않고, 1번 출구가 지나는 시점에서 왼쪽 방향등 켜야 함. 이때 Centre mirror >  Left mirror 확인 후 방향등 넣을 것(순서 중요). 1번 출구 지나서 커브 따라 계속 운전해서 빠져나가기.

> 3번 출구 (3시 방향): 방향등 없이 안쪽 차선으로 진입 후 2번 출구 중간 (12시 방향) 중간 또는 거의 끝나는 시점에서 centre mirror >  right mirror 확 인 후 오른쪽 방향등 켜고  바깥쪽 커브로 이동 (거의 사선?)하여 출구로 빠짐. – 아직도. 여기서. 실수 연타다다다다다다 중.


Junction에서 멈췄을 때 ( 도로에 차가 진입하는 상황 등) 오르막인 경우,

> 다시 출발할 때는 biting point를 찾은 후 브레이크에서 발을 뗸다.

> 클러치에서 천천히 발을 떼면 차가 출발함. 천천히 기준은 3초. 이후 출발 되면 액셀을 밟아 줄 것.

   -> 이 부분에 대 헤서는 나 (레슨 선생님 의견)와 친구의 의견이 다른데, 내가 연습하는 차는 경량(도요타 야라스)이고 친구차는 중형차(스코다 옥타비아)이기 때문에 무게감이 다를 수 있어서 '오르막 출발 시 핸드브레이크가 필요할 수도,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음'으로 결론 내렸지만 친구는 계속 다른 레슨샘을 알아보라고 하는 중.;;


공통적으로는, 1단 기어로 시작해서 출발한 뒤 2단으로 기어 변동 그리고 거리 속도에 따라 30에서 40으로 변경하지만, 일단 junction을 마주하게 되면 2단 또는 1단으로 기어 변동을 해야 함. (한 번은 직진을 위해 멈추지 않아서 압둘이 화를 낸 적이 있음. 주의주의!)


빨간 등일 경우 무. 조. 건 멈추기를 해야 하는데 이때 레슨담당자에 따라 핸드브레이크를 써서 '내가 멈췄음'을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레슨 선생님은 "핸드브레이크의 사용은 주차할 때만 씁니다"라고 알려줌 ----->  역시 오르막에서 핸드브레이크를 사용하는 나의 친구 및 친구의 가족과 레슨 샘과 의견의 차이가 있음….


레슨 속도에 따라 주행이 잘되는 날에는 위에 언급된 연습 이후 큰 도로로 나가서 도로주행을 실시하는데, 이땐 아직까지도 어김없이 선생님의 interruption이 진행된다.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날, 내가 드디어 시험을 치를 준비가 된 것이라고 하는데, 마음은 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심정일 수밖에. 레슨 장소와 집사이에는 두 개의 큰 로터리가 있고, 이곳의 제한 속도가 40 마일 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른 차들 앞에서는 일단 주눅 들어버리는 나, 그리고 어떤 구간의 도로 간 간격이 (내 기준으로 ) 너무 좁기 때문에 늘 부딪힐 것 같은 내 심정. 그래서 압둘이 운전대를 컨트롤하는 경우가 허다 한 상황인 것이다. 앞으로 시험까지 남은 기간은 약 6주, 2월 내내 운전연습을 해야 하는데 사실 비싼 레슨비로 인해 3번의 레슨만 받 일 수 있는 상황이므로 이론을 좀 더 숙지하는 수밖에.




번 외*

[선생님 이야기]

나의 운전 선생님인 압둘은 공산주의를 예찬하는 40대 후반의 아랍계 남성이다. 17살까지 레바논에서 살다가 전쟁과 정치상황의 악화로 유럽행을 택했고 여러 유럽국가를 거쳐 영국으로 망명 신청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신청이 거절되면서, 당시 알고 지내던(?) 영국인 매춘 여성과 비즈니스 결혼을 하여 5년간 금전적인 서포트를 해주는 조건을 이행한 후 영주권 획득 및 이혼을 하였고, 이후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지금의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현재 함께 살고 있는 부인은 다섯 번째 부인으로 얼마 전에 새로 생긴 아이를 비롯, 본인에게 많은 자식이 있다고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지금의 부인과 가정을 꾸리는 동안 나머지 4명의 부인들과는 이혼을 했는지, 아니면 무슬림에서 허용하는 일처다부제로 여러 부인들과도 결혼관계를 유지하는지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았던 점이 생각났다. 그렇다고 다시금 갑자기 이걸 물어보는 건 좀 이상할 것 같아 그냥 나의 상상 속에 여러 부인과 자식들과 큰 가정을 꾸리고 있는 압둘일 것이라고 놔두기로 했다.  그는 미국과 프랑스를 제일 싫어하고 (미국이 세계를 망쳤다고 생각, 프랑스에서 인종차별이 심하다고 생각함 등 때문임) 축구를 좋아하며 줄담배를 즐긴다고 했으나 다행히 차에서 담배냄새는 흔적도 없으며 그저 구수한 커피 향 (가끔 집에서 내려온 찐한 커피를 마심)이 나는 도요타 야리스를 몰고 다닌다.


압둘과의 대화는 진지해서 믿음직 하지만 항상 나에게 one of the best students라고 하는 점에 있어서는, 나는 압둘의 말을 도통 믿을 수가 없다. (아니라면 다른 수강생들은 도대체 얼마나 습득속도가 느리단 말인가?) 나의 실력이 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난 패닉상태를 잘 숨길 수 있는 정도의 연기력을 가졌나 보다.


작가의 이전글 L-plate 1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