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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조성 강사 라라 Dec 31. 2023

호주로 떠난 부엉이

나의 23년을 담은 사진 한 장


그녀를 처음 만난 건 아마도 19년.

진키 스터디로 만난 그녀는 외국에 나가 살고 싶다고 했다.

이후 창조성 워크숍, 워크숍 심화반, 명상모임과 매월 정기모임까지 4년간 함께하는 동안.

그녀는 언제나 외국에 나가고 싶어 했고, 언제나 망설였다.



23년. 봄.

그녀는 퇴사 후 찾아올 무력감에 대비해서 3기 EFT 내면아이 상담사 과정에 신청했다.

반 년 넘는 시간동안.

그녀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과거의 상처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고.

 깊은 무의식의 두려움들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녀는 8개월 내내 매우 성실하게 두려움을 마주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무의식을 바꿔갔다.

그 결과.  

상담사과정 수료식 바로 다음날.

그녀는 드디어 호주로 떠났다.


내가 농담처럼 '올해 내 소원은 00님 호주 보내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정말로 갔다.

나는 먼 길 떠나는 그녀에게 축복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부엉이 인형을 선물해 주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이 무한 반복되던 그녀 안의 두려움을.

그녀는 결국 넘어 꿈을 현실로 창조해 냈다.


이 길고 길었던 과정이 무엇보다 기쁜 것은.

나 혼자 그녀의 변화를 도운 것이 아니어서다.

상담사 과정 참가 모두가 상호세션실습을 통해 그녀를 전방위적으로 도왔고,

그 과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지난하고 깊고 진하고 아름다웠다.


한 사람이 변하는 것은 한 우주가 변하는 것.

그래서 변화는 결코 쉽지도 간단하지도 않다.

그렇기에 한 사람의 변화는.

내가 경험하는 아름다움  중 최고의 아름다움이다.   


그런 변화를 지켜볼 수 있도록.

나에게 안내할 기회를 준 그녀에게 감사.


무엇보다.

그 변화를 예전에는 혼자 안내했는데.

이제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올해 내가 느낀 최고의 행복이었다.


그래서 이 사진이 올해 내 삶을 가장 잘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의 사진'으로 뽑았다.

공항에 간 부엉이. 이제는 호주에서 그녀를 지켜주고 있겠지.



나는 올해.

나를 만난 이들이 내면의 창조성을 따라 자신의 꿈에 다가가도록 안내했고.

두려움을 마주하는, 결코 녹록지 않은 변화 과정 동안 신뢰하 지지하며 곁을 지켰다.


무엇보다 나 혼자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응원과 힘 영감이 되어주는 창조적 연대를 가꾸어갔다.


이 일들은 내가 언제나 꿈꾸던 일이었다.  

내 꿈을 위해 나 역시 나의 깊은 두려움과 마주하며.

녹록지 않은 변화의 과정을 거치며.

내 꿈을 조금씩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나의 꿈에 동참해 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등불이 되어준.

23년에 만난 모든 인연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이 깊이 감사를 전한다.  

(너무 감사해서 한 사람씩 전화해서 마음 표현하고 싶었지만 너무 많아서 참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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