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OFF VLOG
https://youtu.be/J_Ckkc7Qo60?si=28V5m6DFmQuxLJx7
지방 출신인 나는, 내가 서울에 있음을 자각하게 해주는 몇몇 순간들을 사랑한다.
이를테면, 한남대교나 반포대교를 건너며 차창 밖으로 한강을 넘겨다 보는 순간이라든가 광화문 네거리에서 신호를 받으며 경복궁 방향을 바라볼 때와 같은...
여행의 순간에도 내가 그곳에 가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랜드마크들이 필요하듯, 일상의 순간을 살아가면서도 내가 바로 이곳에 있음을 자각하게 해주는 상징적 공간들로부터 삶의 에너지를 충전받을 수도 있는 법.
청담동 역시 그런 류의 힘을 품고있는 공간 중 하나다.
특히 진료가 없는 휴일 오전에 청담동 헤어샵에 가서 머리를 맡긴 채 멍하니 앉아 있으면, 내가 이 정도면 성공한 삶을 살고있는 게 아닌가 하는 자조 섞인 위안을 얻게 된다.
바로 그것이, 경기도 주민인 내가 굳이 청담동까지 가서 머리를 하는 이유다.
물론 그게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얇고 힘없게 타고난 내 머리카락을 소중하게 다뤄주는 이재욱 부원장님 같은 분이 그곳에 계시기 때문이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