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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대통령 되어도 괜찮을까?

윤석열은 싫지만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게 불안한 이들을 위한 글

by 곽재혁

이 글은 ‘윤석열은 극혐하지만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게 걱정’이라는 인턴 동기에게 쓴 댓글입니다.

혹시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께 참고가 될 수 있을까 하여 이곳에 남겨 둡니다.



<아끼는 인턴동기가 내 페이스북에 남긴 이 댓글에 대한 나의 대댓글>


아직도 편향된 시각에 갇혀있네.


사실 나도 얼마 전까진 몰랐었어.

중도라고 참칭하고 있던 내가 사실은 매우 오른쪽으로 편향된 사람이었다는 걸.

넌 강남에서 나고 자랐고 나는 대구에서 나고 자라서, 어쩌면 사상적 배경이 비슷했을 거야.

그리고 다 크고 나선 전통적인 보수 집단인 의사 사회속에서 살아왔으니 변화의 기회를 가질 계기도 없었던 거고.


그런데 작년 의대 증원 사태와 계엄을 겪으면서, 내 신념과 가치 체계가 완전히 뒤집혔어.

시각이 바뀌고 나니까, 세상도 사람도 많이 달라보이더라. 윤석열은 싫은데 체질적으론 오른편을 지향했던 인지부조화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고..


S야, 너도 진영에 속하는 편향된 스피커들이 말하는 말만 듣지 말고 현상과 본질을 들여다 보고, 윤석열 일당이 이재명에게 덮어씌워놓은 악마 이미지만 보지말고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을 자세히 들여다 보려는 노력을 해봐.


나는 원래 덕후 성향이 있어서, 한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완전 깊고 자세하게 들여다 보는 편이야.


내가 디깅해본 이재명은 사회주의자도, 친중도 친북도 아닌, 그저 지극히 상식적이고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이더라.

그가 성남 시장 하던 시절에 난 성남시민이었고, 경기도 지사 시절에 경기도민이었는데 유능한 시장과 도지사로부터 좋은 혜택도 많이 받았어. 물론 그 당시의 난 그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똑똑하고 능력있고 성실하고, 공약 이행률 96퍼센트에, 국민 무서워 할 줄도 아는 사람이고, 일 잘해서 국민들한테 칭찬 받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사람이야.


우리 부모님과 네가 2번 찍는다고 해도, 나는 별 상관 없고 대세에 별 지장도 없어.

하지만 강을 건너와서 여전히 강 건너편에서 과거의 나처럼 편향된 인식의 틀에 갇힌 내 가족, 내 동료를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 뿐이야.

그래서 손을 내밀어서라도 해가 비치는 쪽으로, 꽃 핀 쪽으로 모셔오고 데려오고 싶은 거라고.


나는 여전히 내가 좌파라고 생각하진 않아.

난 윤석열 땜에 내 정치성향이 바뀐 줄 알았어.

근데 그건 아니더라.

문재인, 이낙연, 임종석, 김동연, 김경수 등등의 사람들 보면 여전히 비위가 상해.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은 많이 달라졌어.

비명횡사라는 이름으로 폄하되었지만, 능력 위주의 공정한 공천을 통해 유능하고 성실한 인재들로 물갈이가 많이 되었어.

역사상 이렇게 출석률 좋고 일 열심히 하는 국회가 없었을 걸?

그 변화를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이뤄냈지.

이재명 주변엔 유능한 인재들이 많아.

초엘리트 DJ맨 김민석 최고의원, 독립운동가 이상룡 외손인 박찬대 원내대표, 김구 선생 증손인 김용만 수행실장,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의원, 국정원 출신 김병기•박선원 의원, 법조인보다 더 법을 잘알고 개그맨보다 더 웃긴 정청래 의원, 비쥬얼 담당 한준호 최고의원 등등..


자중지란에 빠져 아비규환 같은 국힘이나 압도적으로 해롭고 더러운 이준석당 쪽만 보지 말고, 민주당 쪽도 좀 봐봐~


시각을 바꾸면, 세상도 사람도 정말 달라 보인다, S야.

다른 쪽은 다 시퍼런데 왜 강남과 TK 쪽만 빨간지, 그 이유를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아봐봐~




다음 정부의 의료 정책에 대해선 아직 차차 지켜봐야겠지만, 이재명 후보가 ‘책임자 문책’, 그중에서도 ‘박민수 차관’을 콕 찝어 언급한 것만으로도 절반 정도는 믿음을 가져보기로 했어.





이상…

진영을 초월해본 경험자로서 마치 간증하듯이, 그리고 애정을 담아 해주고싶은 말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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