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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의료제도는 Direction of Healthcare Activity(이하 DOHA)라는 시스템에 따라 1961년 이래 진행되어 왔다. 실제 그 내용과 계획은 내부적인 법안과 계획에 따라 지속해서 개혁되어 왔지만 모두 같은 계획의 이름 하에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베트남의 의료제도 개혁방식은 기본적인 목적을 항상 염두에 두며 개혁이 진행된다는 의미에서 매우 좋은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실제 한국의 경우 같은 정책을 진행하면서도 정권이나 부서에 따라 그 네이밍을 다르게 하여 혼란을 주고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방향성이다.
최근 아세안 포스트의 기사에 따르면 베트남은 가장 빠르게 의료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국가이다. 실제 87.8%에 달하는 사람들이 의료보험제도의 도움을 받고 있고, 97%의 아이들이 표준 예방주사를 접종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유아 표준 예방주사 접종률은 95%이다) 전체적으로 베트남의 의료지표는 임부나 유아 관리에 관한 지표들이 90년대 이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개선되는 의료지표의 속도 또한 인상적이지만 그와 더불어 그 효율성에 주목해봐야 한다. 베트남은 2018년 1인당 GDP는 $2,525이다. 1인당 GDP가 1만 달러도 되지 않는 국가에서 의료보험의 혜택을 대부분의 국민에게 미치고 있고 각종 지표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을 의료정책의 엄청난 성공이다.
아무리 성공적인 의료제도를 유지해왔다고 해서 베트남의 의료체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10년대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실제로 베트남 의료체계의 문제점이 대두되었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개혁이 진행 중이다. 먼저 2010년대 드러난 베트남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한국이 지방과 수도권 혹은 광역시권 지역 간의 의료기관의 수나 병상, 전문성에 있어 격차를 보이는 것과 같이 베트남도 호치민, 하노이, 다낭 3개의 도시에 의료기관과 병상 수가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2010년대에만 존재한 것은 아니고 지속해서 지적되어온 문제이다. 의료기관 수의 격차는 제대로 된 의료를 위해서는 대도시로 가야 한다는 믿음을 베트남인들 사이에 퍼지게 하였고, 아프면 대도시에 존재하는 3차 의료기관의 진료 바로 받는 것이 일상화되게 하였다. 이 때문에 대도시의 3차 의료기관의 병상은 초과하였고 사회적으로도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게 되었다.
의료 정책에 있어 의료 인력의 수급문제는 필수적이나 민간의 협력 없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한국의 경우도 외과와 같은 비인기 분야의 전공의 수급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베트남은 한국과 달리 전체적인 기초 의료수준은 갖추고 있으나 전문적인 분야, 특히 암, 고통 완화치료(palliative care), 정신건강 분야에서 전문성이 낮다.
도시와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베트남 정부가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1차 의료기관의 재정비이다. 대도시의 3차 의료기관으로 집중되는 환자 수를 지방의 병원으로 분배하여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해 지방의 의료기관 수를 늘리고 전문성과 신뢰성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2015년까지는 베트남의 유명 종합병원이 위성병원을 지방에 설립하는 것을 중심으로 의료기관의 수와 전문성을 늘려 신뢰성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다. 2015년 이후에는 1차 의료 기관의 수 자체를 늘려 지역별 병상 수 자체를 늘리고, 동시에 지역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뢰성 제고를 위해 지속해서 지역 전문의들은 기초 의학지식 관련 강연이나 간담회 등을 통해 지역 주민과 만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국가의 지원도 지속되고 있다.
의료기관 수를 늘리는 것과 의료인력의 공급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1차 의료기관 수를 늘림과 동시에 대도시 이외의 지역에 의학 교육이 가능한 3차 의료기관을 설립하고 있다. 또한 의학 지식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워킹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워킹 그룹은 베트남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끌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의학 지식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하버드 의과대학과 제약기업 Novartis와 협업하고 있다. 하버드 의과대학이 전문적 지식을 제공하면 베트남의 국내 의사들이 이를 베트남에 맞추어 연구하고 이해하고 교육하고 있다. Novartis는 2012년부터 베트남 보건복지부와 협업하여 지역 사회에 당뇨, 고혈압, 호흡기 질환, 환자 관리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 중이다. Novartis 또한 하버드 의과대학과 마찬가지로 의학 전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 의료제도 개혁이 문제시한 점들은 실제 한국의 의료분야에서 문제시되는 분야들과 동일하다. 그 정도나 디테일에 있어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그 양상이나 배경이 매우 유사하다. 특히 3차 의료기관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으며 지역 의료기관이 외면받고 있다는 부분은 베트남 개혁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식인 동시에 한국의 의료정책이 최근 가장 중점에 두고 있는 부분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한국과 달리 베트남은 거대한 의료 체계 개혁에 대한 플랜을 짜고 실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개혁에 관한 플랜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있으나 실제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겠다. (특히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쇄와 같이 역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한국의 의료제도 개혁은 선진국 사례만을 참고하고 있다. 현재 문재인 케어로 대표되는 현 정권의 의료정책은 의료보험의 보장성 강화에만 맞추어 있고, (모두가 알고 있듯 2022년 이후 재정 확보에 관한 계획이 전무한 상황에서) 북유럽이나 영국과 같은 복지 선진국의 사례에만 초점을 맞추어 정당화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의 선진국 사례 집착은 이미 오래된 문제이지만, 그와 별개로 의료정책에 있어서 선진국 사례 집착과 같은 터무니없는 고집은 부리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건강을 보장하는 데는 사용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연구하고 분석해야 한다. 특히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성공적인 성과를 달성한 사례라는 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배워야 한다.
참고자료
https://theaseanpost.com/article/vietnams-impressive-health-care-strategy
아세안비즈랩(aseanbizlab.com)에서 작성한 베트남 의료제도와 관련된 글입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열심히 찾아서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