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요. 지금 어떤 걸 느껴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치과에 다녀온 다음 날 차 사고가 나고, 사고 처리에 어색한 렌터카 운전, 보험사와의 연락, 통증 등 여러 가지로 시달린 것 같다. 신경치료를 안 할 수도 있다던 치아는 금이 간 것 때문이었는지 통증이 찾아왔고, 신경관이 많은 편이라는 나의 어금니는 연이은 치과 진료로 고생을 하고 있다. 통증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는지, 정신이 혼미해서 듣지 못했는지 모르지만 첫 신경치료 후 마취가 풀리며 통증이 너무 심해서 진통제를 먹고 견뎌야 했다. 원래 이렇게 아픈 걸까.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무서우니 더 아프다.
내담자들에게서 심심찮게 듣는 질문이 있다.
이게 정상인가요?
제가 화가 나는 게 괜찮은 거예요?
다들 이럴 때 이렇게 힘든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받고, 직장 상사에게 심한 욕을 듣고, 부모님의 격한 싸움을 목격하고, 누군가와 사별하고, 생전 처음 느껴보는 아픈 마음으로 상담을 찾은 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정상인지, 미치는 것은 아닌지 이렇게 감정이 요동을 쳐도 괜찮은 건지 걱정을 한다. 감정은 자연스럽고 자동적으로 반응하는데, 우리는 감정을 판단하며 비정상적인 감정, 이상한 감정, 나는 이상한 사람, 하고 더 속상해지고 만다.
두 번째 신경치료를 받으러 가서 통증이 없었냐는 질문에 아파서 진통제를 먹었어요, 하고 대답하며
원래 이렇게 아픈 게 맞죠?
신경치료하면 아프실 수 있다는 한 마디에 휴우 하고 안심이 된다. 아픈 거구나. 원래 아플 수 있는 거구나. 치료를 받고 나오는 길에 약국에서 타이레놀 두 팩을 사고 나니 든든하다. 아프고 힘들 수 있다고 인정해 주는 것만으로도 통증은 견딜만한 것이 된다. 지나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