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커다란 벽을 만나면
가끔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다
가끔이 아니라 실은, 아주 자주.
그럴 땐 또 가끔 주저앉아서 이딴 벽은 누가 세우는 거냐며 울어도 댄다. 괜히 억울도 하다.
물론 ,
떼를 써봐도
벽은 꾸준히도 높고
여전히도 견고하다
그러니까 벽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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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작은 어린 아이는
나이가 들어 커다란 사람이 되고나면
벽 너머를 거뜬히 넘어다볼 수 있는
사람이 되겠거니 생각했지만
아서라,
그땐 또 그보다 더 높은 벽이 나타나더라-
결국 어떤 모양이든 벽이란 놈은 지독하게도 삶의 도처에 즐비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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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 무수한 벽 앞에서 깨달은건
그 놈을 피해가건 넘어가건
남는 건 나의 선택이라는 것과
기왕 넘어가기로 마음 먹었다면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벽을 마주하는 것이 좋다는 것
물론 말이 쉬운지라
참 꾸준히도 와르르 무너지지만
다시금 잠자코 일어나 몸을 추스려본다
그래,
아직은 넘고픈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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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그래 또 벽이다
익숙한 커다란 벽이다
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이번 벽은 마주해보기로 한다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