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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자 Dec 02. 2020

오늘 밤은 삐딱하게

 길을 걷는데 익숙한 노랫말이 들려온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

오늘 밤은 삐딱하게 내버려 둬


 스무 살 초에 자주 들었던 G-dragon의 <삐딱하게>였다.

그 당시에는 별생각 없이 신나서 따라 부르던 노래 가사에 이제는 고개가 끄덕여진다는 건 경험 공유에서 오는 사실의 반증일까. 웃플 일이다.

 

 과연 영원이란 게 존재할까.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물리적인 차원의 영원은  물론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적인 영원은 어떨까. 영원하다는 말을 감정적 영역에도 기꺼이 적용할 수 있을까. 그런 놀라운 경험을 해본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영원할 줄 알았던-'으로 시작하는 수많은 노래 가사들이 떠오르는 걸 보니 다른 의미로 웃플 일이다.  


 이어폰을 꽂고 <삐딱하게>를 검색해 재생한다. 곧 GD의 간드러진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래, 오늘의 플레이 리스트는 <삐딱하게>지만 언젠가 영원을 이야기하는 진부한 노랫말에도 확신에 차 고개 끄덕일 수 있는 날이 오길, 그럴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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