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출가자
창밖 에어컨 실외기 위, 나의 작은 정원이 있다. 그중 유독 몬스테라 한 그루가 거침없이 잎을 뻗어낸다. 그 생명력은 경이롭지만, 동시에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더 많은 햇빛을 받기 위해 펼친 그 거대한 잎은, 바로 옆에서 함께 자라는 다른 작은 식물들의 하늘을 가차 없이 가려버린다.
몬스테라에게는 악의가 없다. 그저 생명의 본성에 따라, 자신의 존재를 확장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몬스테라의 커다란 잎은 밀림의 희미한 빛을 더 효율적으로 모으기 위한 진화의 산물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투쟁과 잠식이다. 타인의 빛을 빼앗아 나의 성장을 이루는 것. 이것은 선악 이전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가진 근원적인 속성, 바로 **‘생명의 이기심’**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의 ‘에고’가 태어난다. 몬스테라의 순수한 생존 의지가 ‘나’라는 의식과 결합할 때, 그것은 끝없는 갈망과 집착이 된다. 우리는 우주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잠시 떨어져 나온 물방울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자신이라는 작은 물방울의 형태를 영원히 지키려 발버둥 친다. 그리하여 타인의 하늘을 가리고, 다른 물방울의 수분을 빼앗아서라도 나의 증발을 막으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을 벌인다. 그것이 바로 에고가 벌이는 삶의 투쟁이다.
현대적 출가자는 이 생명의 본성을 혐오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에고가 바로 이 원초적인 이기심 위에 세워진 집임을 직시한다. 그리고 그 집착, 즉 타인의 빛을 가리려는 충동을 알아차리고, 잎을 뻗되 다른 존재와 공존하는 새로운 리듬을 찾으려 노력하는 자다.
타인의 하늘을 가리지 않고도 스스로 빛날 수 있는 길. 그것은 숲의 몬스테라가 아닌, 인간만이 설계할 수 있는 제3의 리듬이다. 그것이 ‘이기적인 자연’ 속에서 현대적 출가자가 찾아낸 가장 고귀한 생존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