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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Feb 09. 2020

당신 성격의 장점과 단점은?

 나는 내가 누구이고,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잘 못하고, 성격상의 어떤 장, 단점이 있는지 정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누군가가 ‘너는 이런 것 같아’이런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가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다르게 이야기 하면 별로 관심있게 듣지 않았다. 


 내가 30대 중반쯤 이었다. 회사 선배가 나에 대해서 한 마디로 요약해서 이야기 해주었다. ‘너는 호불호가 매우 강한 성격이야’ 난 정말 그렇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명확하다니? 정말 그럴까? 그런 이야기를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정말 그랬다. 나도 모르는 나를 타인에 의해서 알게 된 몇 안되는 사건이었다. 과연 내가 호불호가 강한 성격일까?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대할 때의 행동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회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관심있는 일이면, 업무의 완성도를 떠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던 것 같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밤을 새고, 주말에도 나오고, 내 스스로 만족할 때 까지 일했다. 반면에 정말 하기 싫은 일은, 계속 미뤄두고, 마지못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건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분명했다. 남녀를 떠나 내가 좋아하고 매력 있다고 느낀 상대방과는 같이 계속 지내도 질리지 않았고, 내가 열과 성을 다해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좋아했던 것 같다. 반대로 내가 관심이 없으면, 정말 그 사람이 거기에 있는지 조차도 모를 정도로 무관심 했던 것 같다. 설사 그 상대방이 나를 좋아해도 나는 그 좋아하는 것 조차도 눈치채지 못했다. 


 영화나 책도 내가 좋아하는 책은 수십번을 보고 또 읽고 한다. 청소년 시절 펄벅여사의 ‘대지’라는 책을 한번 읽고, 그 책이 너무 좋아서 한 10번은 넘게 읽은 것 같다. 영화도 좋아하는 영화는 계속 본다. 반면에 관심없는 책이나 영화는 전혀 눈도 돌리지 않는다. 


 이런 호불호가 강한 성격이 좋을 때도 있으나, 불편할 때도 많다. 좋아하는 일을 만나거나 사람을 만나면 이세상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지만, 그러한 대상이 없을 때는 정말 세상 심심하다. 호불호가 강하다 보니, 새로운 것을 계속 탐색하는 것 보다는 기존에 있는 좋은 것들을 계속 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내가 관심없는 장르는 쳐다도 안보다가 가끔 Suna가 보는 거라서 같이 억지로 보게 될 경우, 예상외로 그 드라마와 영화에 푹 빠져들 때가 종종 있다. 


 나의 성격상의 또 다른 특징이 목표지향적이다. 영어 면접 볼 때 이런 성격을 goal oriented 되었다고 표현을 많이 했다. 목표가 명확하면 그 목표를 위해서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그런데, 목표가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안한다. 목표가 없을 때에는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고, 시간이 너무 더디게 흐르고, 하는 일도 없어서 정말 허송세월을 보내기 일쑤다. 


 내가 좀 부러워하는 성격이 Suna의 성격이다. Suna는 살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현실에 만족하고, 재미로 이것 저것 경험하고, 본인의 의사와 반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시간을 보내도, 거기서 즐거움을 찾으려고 한다. 내가 보기에 난 극단에 치운친 사람 같고, Suna는 잘 조화된 사람같다. 


 내가 허무하거나, 심심할때, 혹은 외로울 때 Suna에게 물어보았다. ‘너도 허무, 심심, 혹은 외로움을 느껴? 느끼면 언제 느껴?’ Suna는 그런 기분을 잘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청소년 시절에도 별로 그런 기분을 느껴보지 못했다고 한다. 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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