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무개 Jun 28. 2020

아침 조깅

 한달 전부터 왜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유튜브에서 누군가가 100일동안 매일 달렸다는 Vlog을 보고 나도 한번 달려보자고 마음먹고 아침 6시에 일어나서 강변을 한 열흘 정도 달린 이후부터 새벽잠이 없어졌다. 새벽 한시나 두 시에 잠을 자도 어김없이 5시에서 6시 사이에 눈이 떠진다. 정말 괴롭다. 내 몸은 피곤한데 왜 눈이 떠지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잠이 많았는데 왜 잠이 없어진 걸까? 엄밀히 말하자면 몸은 피곤한데 잠이 안 오는 것이다. 


 오늘은 일요일인데 정말 나 답지 않게 새벽 6시에 눈이 떠졌다. 너무 피곤해서 눈 자체가 물리적으로 떠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내 정신은 비몽사몽 하면서 잠이 없어졌다. 한동안 눈이 떠지지 않아서 눈을 감은 채로 있었고, 그러는 동안 잠이 달아나서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공부를 할지, 텔레비전을 볼지 고민하다가 오래간만에 운동이나 해야 겠다고 나갔다. 


  하지가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 6시임에도 불구하고 햇살이 따가워서 새로 구입한 선그라스를 끼고 달리기를 했다. 달리다가 걷다 가를 반복하는데,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달리는 사람, 걷는 사람, 축구 하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등등 그렇게 일찍 그 많은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평소에 내가 자는 시간에도 그들은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달리기를 끝내고 힘들어서 터벅터벅 걷는데, 중년의 남녀가 골프 비슷한 게임을 하고 있었다. 내가 어릴 적에 우리 부모님을 보면 당신들의 생활을 잊은 채 생계에 전념했는데, 그 중년의 남녀는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것 같아 좋아 보였다. 나도 중년이면 중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사람들처럼 인생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녀들은 자녀들 나름으로 인생을 즐기고, 나는 내 나름으로 인생을 즐기고 싶다.      


  오랜만에 선그라스를 끼고, 음악을 들으니 나이키 운동 알람이 내가 5마일을 걷고 뛰었다고 알려주었다. 일찍 일어나면 확실히 하루가 길다. 여름이 다가 오고있고, 여름에 태어난 사람들의 생일이 다가 오고 있다. 25년전 이맘때는 고사엔 대회를 기다렸는데 이제 여름에 무엇을 기대하지? 


  




작가의 이전글 기분 좋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