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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지현 Feb 03. 2023

"명품 선택 이유는 '불평등'"

MZ들이 명품에 빠진 이유_불평등을 자극하는 SNS

영하 10도의 추위 속에서도 백화점 앞에는 여전히 긴 줄이 늘어져 있었다. 대부분 젊은이들이었다. 롤렉스 대기 줄이 샤넬 줄보다 길었다. 롤렉스 줄 맨 앞에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물었다. "몇 시에 오셨어요?" 돌아온 대답은 "새벽 1시요". 백화점 개장 한 시간 전(오전 9시 반)에 취재를 시작한 나는 30분이 지나자 이미 꽁꽁 얼어 감각이 없어져가는데, 새벽 1시는 상상도 되지 않을 그런 날씨였다.  


'오픈런'에 나선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다 보니, 명품을 사랑하나는 MZ(2030 세대)들은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어 보였다. 일단 일단 '오픈런'에 나선 MZ들은 대다수 실수요자보단 재테크 수단으로 명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가까워 보였다. 롤렉스 시계를 사서 온라인 거래를 통해 팔면, 2023년 1월 기준, 약 400만 원 정도의 차익이 가능했다. 그러니깐 오픈런 줄에 서있는 사람들은 대다수 영리한 재테크족일 거라고 추정돼 보였다.


문제는 개장 후에 나타나는 젊은이들이었는데, 이들은 대다수 실수요자였다.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서 2~3시간을 기다려야 매장에 들어가서 구경이라도 할 수 있는 현실. 이 마저도 오전에 와야 가능했다. 이처럼 명품이 더욱 사기 어려워진 건, 명품 소비 시장이 작지 않은 상태서, MZ들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2030 세대의 백화점 명품 매출 비중은 이미 5년 전부터 50%를 육박하고 있다. 2030 세대라고 명품을 사지 말란 법은 없으나, 상대적으로 비싼 명품을 상대적으로 어린 청년들이 이렇게 많이 사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소비심리학자나 세대심리학자들에게 물어봤다. '내 집 마련이 어차피 어려우니 현실 만족을 위해 명품이라도 사려고 하는 심리'라는 답변을 기대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분석이 있었다. '불평등하다고 느끼면 미래가 아니라 현실을 위한 근시안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었다. 2030 세대들은 그 어떤 세대보다 SNS를 많이 이용한다. SNS를 많이 이용한다는 건 결국 불평등을 체감하기 쉬운 환경에 놓여잇단 뜻이다. '와, 이걸 샀다고? 이렇게 좋은 데 갔다고?' 타인의 자랑질을 보다 보면 불행한 생각들이 모이고, 그런 불평등하단 심리가 보여 오늘 당장을 위한 소비, 바로 명품을 사게 된다는 거였다.  


거기에다가 모든 세대가 누가나 하나쯤 가져야 하는 그런 유행템이 있다. 1983년 생인 나의 10대에 그건 '닥터 마틴'이나 '잔 스포츠 가방'이었다. 그런 유행템이 지금의 2030 세대, 그리고 10대들에게도 '명품'이 들어왔다는 거다. 누구나 가져야 또래문화에 낄 수 있는 건데 그게 명품이라니, 이게 지속된다면 MZ들은 서로가 또래문화에 어울리기 위해 명품을 사야 하는 건 아닐까.


다음은 기사 본문

[퍼센트] 명품 소비 자극한 '불평등'…MZ 69.5% "계층 이동 힘들 것" | JTBC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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