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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서련 Mar 15. 2024

오토바이 운전자

헬멧 안에는 어떤 얼굴이 있었을까

장을 보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빨간 신호등이 차를 멈춰 세웠다. 바로 그때 내 차 으로 오토바이 하나 멈춰 .


나는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고, 오토바이는 아마도 직진을 할 예정이었다. 세계 최고 명문 대학 스탠포드 대학 캠퍼스를 향해서. 우뚝 서서 타는 짜장면 배달 오토바이가 아니라 상체를 앞으로 깊이 숙이는 세련된 최고급 오토바였다. 


스탠포드로 향하는 스마트한 오토바이 운전자. 가만 는데 레깅스를 입은 엉덩이 풍채가 풍만하다. 여자였다. 나도 여자이지만 복숭아처럼 탐스러운 엉덩이가 내 눈 옆에 있으니 눈길이 안 갈 수가 없었다. 속에다가 진짜 그런 팬티를 입었는지, 레깅스 그런 모양이 그려진 건지 확인할 순 없지만 엉덩이 골짜기로 진회색이 T자모양을 그리며 내려가 있었다. 같은 무채색이지만 검은 레깅스 위로 짙은 회색이 섹시한 팬티모양처럼 도드라졌다.


눈길이 신경 쓰였는지(하지만 내가 옆에 운전자 아저씨도 봤는데 그 아저씨도 나랑 같은 곳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고~) 오토바이가 살짝 앞으로 이동했다. 더 신선한 건 여자가 신고 있는 운동화는 마치 틴에이저들이 신을법한 하얀 에어조던에 알록달록한 형광색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캠퍼스에 내려서 헬멧을 벗을 여자를 상상했다. 학생일까, 아니면 교수나 직원? 쇼커트에 보이시한 느낌의 여자가 아니라, 풋풋한 틴에이저 느낌이면 이야기의 캐릭터가 될 만큼 매력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그란 안경도 쓰고, 곱실거리는 머리찰랑찰랑 내려와도 귀여울 것 같고, 웃는 모습이 순진하고 귀여우면 좋을 것 같다......라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때즈음 우리는 사거리에서 헤어졌다.


집에 와서 설거지를 하면서 아, 이번에도 운전 중에 신기한 걸 보았네, 기록해 두어야겠다.... 다짐하는데 2차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간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헬멧을 벗었는데 나랑 똑같은 얼굴이라면.....? 섬뜩하면서도 웃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살면서 장을 보거나 학교를 가거나 학원을 가거나 맨날 자동차만 타고 다녀서 엉덩이가 푹 내려앉은 나는 언제나처럼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고 나랑 똑같이 생긴 여자는 최고급 오토바이 안장 위에 누가 봐도 탐스러운 멋진 엉덩이를 선보이며 명문대학교로 카리스마 넘치게 운전해서 사라지는........ 현대판 왕자와 거지, 아니 공주와 주부인 건가!


차만 타면 보이는 바깥세상은 너무 환상적인 거 같다.


* 언제나처럼 운전 중에 사진 찍을 상황은 아니라서 대문사진은 그냥 인터넷으로 검색한 오토바이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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