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아닌 푸념
작년 8월 출산을 2주 앞두고 친정 엄마의 폐암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벌써 7개월이 됐네요. 폐암을 현실로 받아들이지도 못했는데 급하게 조직 검사 후 방사선 치료하고 다행이 표적치료제가 맞아 이레사를 드시고 계시네요. 친정집과 저희집간 거리가 마을버스타고 10분 내외라 낮엔 저희집에 계시면서 점심과 저녁을 드세요. 2-3개월 전까지만해도 의욕이 강하셔서 저희집에 오실때 마다 반찬거리를 사오셨죠. 잘 먹어야 산다며 저도 힘에 부쳤지만 엄마가 드시고 싶다는건 해드렸어요. 하지만 조금씩 입맛이 제 입맛이 아닌 엄마가 이건 너무 달다. 이건 맹탕이네. 이런걸 누가 먹니 할때 마다 참기도 하고 한번은 못 참고 나도 힘들다라고 엄마한테 소리 질렀다가 엄마 울고 제가 잘못 했다고 빌고 등등. 별의별 일이 다 있었죠. 허나 지금은 배도 아프고 잘못 먹으면 토하고 하셔서 뭐 먹자고를 안하시네요. 몸무게가 46에서 44키로로 줄어 드시고. 오늘은 또 갈치조림이 먹고 싶다고 하셔서 해드렸는데 역시나 입맛에 안맞으셨나봐요. 또 한 소리 들었죠. 억지로 음식을 먹는 엄마가 안쓰럽지만 이젠 점점 어차피 해드려도 맛없다고 할텐데 뭐 이러면서 저도 점점 지쳐 가네요. 제 스트레스도 좀 풀고 싶구요. 애기는 이제 6개월차인데 이유식도 신경써서 해줄수도 없네요. 제가 게을러서요. 그냥 한번 넉두리차 올려봅니다. 알죠. 다들 살아계실때 드시고 싶은거 다해 드려야 한다. 나중에 후회한다 등등. 아는데 제가 아직 철이 덜든걸까요? 내일 모레면 저도 마흔인데 이제 정말 거의 아무것도 못하는 엄마가 작게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저도 지치네요.
15년 3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