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서평.
주식 전문가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단연 우리 시대 대부분은, 워런 버핏이 첫 손에 꼽힐 것이다. 하지만 주식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버핏에 비견되는 또 하나의 인물이 있으니, 바로 피터 린치다. 그는 1977년부터 1990년, 은퇴하기까지 13년간 마젤란 펀드를 운영하며 무려 연평균 29.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77년에 그에게 1억을 맡겼다면, 그가 은퇴하는 13년 뒤에 그 돈은, 약 28억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말이다. 주식을 공부하기로 다짐한 이상, 당연히 그의 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은 우리가 흔히 벽돌 책이라 부를 만큼 꽤 두껍다. 아직 주식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이기에 책의 두께에 압도됐다. '과연 내가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사놓고 걱정이 됐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두께와 달리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주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도 이해할 정도이니, 분명 다른 이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용이 미흡한 것도 아니다. 세기의 투자자가 쓴 책인데 당연히 그럴 리 없다. 그럼 서론은 그만 줄이고, 지금부터 전설적인 주식 전문가 피터 린치의 경험과 노하우를 추적해보자.
어떤 사람들은 종목을 고를 때보다 전자레인지를 고를 때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도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격한 공감을 했다. 나는 쿠팡에서 2~3만 원짜리 물건을 사는데도 가격 비교하고, 다른 이들의 리뷰도 꼼꼼히 챙겨본다. 그러고 나서도 며칠을 더 고민한 후, 구매를 결정한다. 하지만 정작 그 수백, 수천 배에 달하는 비용을 어느 회사에 투자하면서, 생각이나 고민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저 느낌적으로 왠지 호감 가는 주식이 떠오르면 재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바로 매수를 한다. 내가 어느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3초이다. 정말 투자가 아니라 투기이다. 진짜 반성해야 한다.
① 100% 성공할 순 없다.
우리는 투자하는 모든 종목에서 돈을 벌 필요는 없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10개의 종목 중에서 6개만 오르면 만족된 실적을 올릴 수 있다
야구에서 아무리 훌륭한 타자여도 4할을 넘기긴 힘들다. 결국 10번 중 6번 이상은 안타를 치지 못하는 것이다. 주식도 다르지 않다. 아무리 투자한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했어도, 항상 내 생각대로 결과가 나타나진 않는다. 투자한 기업 하나하나의 결과에 연연해선 안된다. 물론 투자한 기업, 전부가 빨간 색깔의 숫자를 보여주면 좋겠지만, 신이 아닌 이상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내 수익률을 고려할 때는, 전체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줄 알아야 한다. 하나하나가 아닌, 전체에서 (+) 성과가 나왔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그러한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② 장기 투자 태도가 필요하다.
폭락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용케 시장에서 빠져나와 폭락을 피한다고 해도 다음 반등장 전에 다시 시장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을까? (...) 1997년 7월 1일에 10만 달러를 들여 주식을 매입하고 5년 동안 묻어 두었다면 이 10만 달러는 341,722달러로 불어날 것이다. 그러나 그 기간에 가장 많이 오른 30일 동안만 주식을 보유하지 않아도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153,792달러에 그칠 것이다. 시장에 계속 눌러앉아 있기만 해도 2배가 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피터 린치는 주가의 폭락 및 반등 시점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말한다. 만약 피터 린치가 위에 언급한 30일간의 기간 동안에,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이의 5년 수익은 같은 기간 주식을 계속 보유했던 사람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서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은, 주가 상승의 황금기인 그 30일이 언제 찾아올지 어느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30일의 황금기를 눈뜨고 놓치지 않기 위해, 당연히 장기적 투자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피터 린치는 말한다.
현재 나는『초격차 투자법』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현시대에, 주식으로 엄청난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11명의 트레이더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다. 놀랍게도 해당 책에 소개된 많은 이들이, 단타 투자를 한다. 주식을 오래 보유하지 않으며, 어떤 이는 데이 트레이딩으로 하루 이상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다. 그동안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등, 투자 거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치 투자, 장기 투자만이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단기 투자는 도박이라고만 여겼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단기 투자도 연구와 철학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훌륭한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장투나 단투냐 하는 것은 개인의 성향과 현재 나의 상황에 따라 투자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으로 장기 투자만이 옳다고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가치, 장기 투자가 더 끌리긴 한다. 워런 버핏과 피터 린치, 벤저민 그레이엄 등, 주식 시장의 초고수들이 한 목소리로 똑같은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이왕 누군가를 따라 할 거면 1등의 방법을 따라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③ 시장 상황은 무시하라. 기업의 가치에만 집중해라
하루에 508포인트가 하락하든, 108포인트가 하락하든, 결국 우수한 기업은 성공하고 열등한 기업은 실패한다.
코로나 이후, 코스피 지수가 1,400포인트에서 2,000포인트 후반까지 오를 때였다. 연신 언론에서는 코스피 지수는 3,000포인트를 넘어, 3,200포인트, 심지어 3,50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 이야기들을 했다. 그러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3,200포인트 근처에서 정체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코스피 지수가 계속 상승할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피터 린치와 워런 버핏은 주식 시장 따위는 무시하라고 말한다. 주식 시장이 활황이든 불황이든, 좋은 기업은 결국 제 자리를 찾아 성공할 것이고, 나쁜 기업은 실패하게 될 거라는 거다. 시장이 어떨지를 분석하는 시간에 기업의 가치를 탐색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①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주변을 살펴봐라.
관심 있게 주위를 둘러보면 직장이나 근처 쇼핑몰에서 탁월한 종목들을 발굴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보다도 훨씬 앞서서 찾아낼 수 있다.
나와 같은 개인 투자자(사실 개인 투자자라고 말하기도 창피하다. 그냥 주식 풋내기이다.)들이 항상 투정 부리는 것이, 주식 전문가들처럼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수많은 상장 기업 중, 내가 투자하는 기업은, 시가 총액 상위 몇 개, 혹은 언론과 방송에서 자주 언급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잘 알지 못하는 유망한, 혹은 이슈가 되는 기업을 발굴하고, 수익을 올리는 전문 트레이더들이 그저 부럽기만 했다.
하지만 피터 린치는 말한다. 일상의 순간들에서 충분히 좋은 주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이다. 아직 많은 이들이 의식하고 있지 못 하지만, 내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잠재성이 있는 기업들은 내 삶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소비 습관과 생활 태도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좋은 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장으로 생각하길 바란다.
② 좋은 종목 13가지
피터 린치는 책에서 좋은 종목 13가지를 말한다. 이름이 따분한 기업, 깨끗하지 않은 기업 등을 추천한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관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거나 분석가가 좋아하지 않는 회사, 둘째, 성장 정체 업종의 회사, 셋째, 내부자가 주식을 매수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회사이다.
그는 기존에 내가 알던 상식과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기관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으면서, 분석가가 좋아하지 않는 회사, 성장이 정체인 업종의 회사가 그것이다. 투자에 대해 잘 모르기에, 전문가인 기관 투자자들을 따라 하는 것이, 당연히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성장 업종에 속한 기업에게 더 큰 기회가 있기에, 당연히 주가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피터 린치는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기업은 이미 그 전망이 주가에 반영되어있고, 일종의 투기 심리도 포함된 상황이기에, 그런 회사의 주식이 아닌, 주목받지 못하지만 실적이 탄탄한 기업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내부자가 주식을 매수하거나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때는 자신의 기업에 대한 확신이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런 기업들이 있다면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장기 투자를 이야기하는 그이기에 매수 및 매도의 최적 시점을 이야기하진 않는다. 그저 두 가지의 상황을 언급한다. 첫째는 10~12월이고, 둘째는 몇 년마다 찾아오는 주식시장 폭락이다.
연말이 되면 대주주들은 절세를 위해 주식을 매도한다. 그리고 기관 투자자들도 자신의 포트폴리오 정리한다. 큰 손들의 매도가 많아지는 시기이므로 대량의 주식이 쏟아지고 당연히 주가는 떨어지게 된다. 이때 저렴하게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둘째는 주식 시장에서 발생하는 폭락 시점이다. 사실 이번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피터 린치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기관 투자자가 관심 갖지 않고, 비성장 업종에 속하는, 주목받지 못하는 소형주를, 폭락 시점에서는 대형주를 사라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2년만 더 빨리 이 책을 읽었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한탄 아닌 한탄을 했다.
① 나는 바닥에서 잡을 수 있어
떨어지는 주식을 바닥에서 잡으려는 시도는 떨어지는 칼을 잡으려는 행동과 마찬가지다. 칼이 땅에 꽂혀 잠시 부르르 떨다가 멈춘 다음에 잡는 편이 낫다. 빠르게 떨어지는 주식을 잡으려다 보면 필연적으로 칼날을 잡을 수밖에 없고, 뜻밖의 고통을 당하게 된다.
가끔 '지금이 바닥이야, 이만큼 떨어졌으니 앞으로는 오르기만 할 거야'라고 장담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과연 그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지구 상에 있을까? 내 마음도 잘 모르겠는데, 수천만, 아니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얽혀있는 주식 시장을 예측하는 게 가능한 걸까?
감히 주식 시장을 예측하려고 해선 안 된다. 섣불리 덤벼들어선 안되며, 시장의 추세를 지켜보고, 확신이 들었을 때 뛰어들어야 한다. 어설픈 짐작으로 아까운 내 돈을 날리진 말자.
② 오를 만큼 올랐으니 더 오르지 못할 거야
여전히 타당한 스토리와 이익 개선이 진행 중이고, 회사의 기본이 바뀌지 않았다면, '더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속설 때문에 이 주식을 외면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주식이 2배로 뛰었을 때 매도하라고 고객에게 권하는 전문가들은 모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식으로 투자한다면 절대로 10루타 종목이 나올 수 없다.
가끔 '2배 올랐으니 이제 팔아야 할 때야', '너무 많이 올랐어, 더 이상 오르지 못할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회사의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면, 그리고 여전히 기업의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게 설정되어 있다면, 주가가 올랐다는 이유로 주식을 매도할 필요는 없다.
③ 전문가 5만 명이 모두 틀릴 수 있다.
출구에 군중이 몰릴 때는 입구로 조용히 걸어 들어가고, 입구에 군중이 몰릴 때는 출구로 걸어 나가면 그만이다.
주식 공부를 하면서,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통감하고 있다. 기업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니라 일시적인 이슈에 의해, 모두 겁에 질려 출구를 향해 달려 나갈 때, 바로 그때, 기회가 눈앞에 있다.
내가 이 책을 쓴 목적은 개인투자자들에게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를 격려하기 위함이었다.
피터 린치는 이 책을 쓴 목적에 대해 위와 같이 말한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코로나를 기점으로 일반 개인들에게,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주식이 완벽히 자리매김한 상태다. 40살이 되도록, 회사의 월급만이 유일한 돈 버는 수단이고, 절약과 저축만이 돈 모으는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했던, 그리고 '주식=도박'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졌던 나 마저도 주식을 시작했다. 정말 많은 이들이 주식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관심의 양만큼 공부와 신중함의 크기가 비례해 보이진 않는다. 큰 자본을 굴릴 여력은 되지 않지만, 그 안에서 아등바등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나와 비슷한 소위 '개미'라고 불리는 일반 투자자들의 삶이 조금 더 넉넉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