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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다람쥐 Jun 04. 2023


'Work Hard'가 아닌 'Think Hard'

Day 83

매일 열심히 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던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머리를 쓰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저 그런 연구 결과밖에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자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열심히 일한다고 남들보다 두 배 이상 잘하기 힘들지만 열심히 생각하면 남보다 열 배, 백 배 어쩌면 천 배 까지도 잘할 수 있다. 그야말로 열심히 생각하는 것에 인생을 온전히 던져볼 만했다. 이른바 'Work Hard'의 패러다임에서 'Think Hard'의 패러다임으로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 탄 것이다.

- 《몰입》, 황농문 저, 알에이치코리아 - 


지혜를 잇다.


나는 꽤 성실한 삶을 살고 있다 자부한다. 여유 시간이 생길 때면 놀기보단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그리고 언제 마주할지 모르는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한다. 하지만 항상 의심스럽다. '과연 잘하고 있는 걸까?'하고 말이다. 나름 부지런히 생활한다고 하는데, 성장하고 있다거나 실력이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진 못한다. 빛 좋은 개살구 마냥, 겉으로는 충실한 삶을 살고 있어 보이나 실상 실속은 전혀 없다. 허공에 헛발질만 냅다 하는 기분이다.


빌 게이츠는 1년에 한두 번씩 북서 태평양에 인접한 삼나무 숲 속의 작은 2층 집에 머물며 'Think week'를 갖는 걸로 유명하다. 이때만큼은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생각에 집중한다. 빌게이츠는 1초에 약 17만 원의 수익을 얻는다고 한다. (2015년 기준입니다.) 하루로 환산하면 약 147억, 일주일이면 약 1,000억 원에 달한다. 말 그대로 시간이 금인 그가, 모든 것을 떠나 1주일씩 오로지 생각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빌 게이츠는 워런 버핏과 함께 출연한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당신의 모든 일정을 빼곡하게 채우는 게 꼭 당신의 진지함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2시간 전 회사 도착. 9시 업무 이전까지 글쓰기와 독서, 6시 퇴근 이후 당일 주식 정리.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과 놀고 잠자기. 평소 내 일정은 단순하면서도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정에 생각 시간은 없다. 무언가 하고 있다는 뿌듯함은 있지만, 그뿐이다. 나아지고 있다는, 결국 내가 원하는 성과를 이루리라는 확신이 없다. 


이반 일리치는 《텍스트의 포도밭》에서 "배움의 시작은 읽기에 있지만 그 절정은 묵상에 있다."라고 말했다.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고만고만한 수준이 아니라, 내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반드시 생각이 동반돼야 한다. 시간을 빼곡하게 채웠다는 자기만족에 빠지지 말자. 그보다 비록 틈이 있더라도 배운 것, 혹은 해결하고 싶은 것과 관련해 집중해서 생각할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처음엔 조금 늦어질 수 있지만 결국 열 배, 백 배, 천 배 까지도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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