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dicated to jordan peterson
현대 사회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능력을 요구한다. 하나만 잘해서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남들이 자신과 조금만 달라도 사람들은 분노한다. 남녀 갈등과 양극화, 진보와 보수로 나눠져 상대를 전혀 인정해주지 않는다. 인정하지 않는 것을 넘어 서로를 혐오한다. 능력 이외에도 사상과 가치관, 인성과 상식 심지어 건강까지도 갖춰야 성공한다. 사상/가치관 검증과 인성의 문제는 비단 연예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SNS로 빠르게 퍼지는 루머로 인생이 망가지는 일반인들도 부지기수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자기 관리도 능력이라곤 하지만 아플 때 며칠 쉬고 업무에 복귀하는 것도 불가능한 회사가 태반이다. 돌아온다 해도 능력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그러면서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너무 많아졌다. 이것을 전부 쫓아가다 보면 휴식은 사치일지도 모른다. 내 주위사람들 보면 업무 시간 외에도 공부를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저녁에 공부를 하고 주말에 투잡을 뛰는 사람이 부쩍이나 많아졌다. 열심히 사는 만큼 보상을 받으면 좋겠지만, 문제는 그렇지 않다.
사회의 구조가 잘못됐다는 말은 하려는 게 아니다. 물론, 몇몇 국회의원들의 아들이 마약과 음주운전을 하고도 버젓이 활동하는 거 보면 문제가 여전히 개선해야 될 부분이 있지만 오늘 말할 건 그건 아니다. 사회는 살만하고 설령 그렇지 못해도 적응해야 한다. 다만 현대 사회에서는 많은 요소들이 운으로 결정된다. 확률적 요소가 사회의 성공의 척도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사회가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집을 구매했느냐, 어떤 주식을 보유했느냐에 따라 인생의 결과가 완전히 엇갈린다.
"모두 비슷한 능력을 타고나서 비슷한 업적을 이루며 살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지만, 능력과 결과는 평등하지 않다. 극소수의 사람이 중요한 것 대부분을 창조한다. 승리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지는 않지만 가장 많이 가져간다. 밑바닥의 삶은 황폐하다. 그곳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 - P.141
근본적인 문제가 뭘까? 이걸 알아야 가장 효율적으로 노력을 하지 않겠는가? 이 세상 누구도 자신의 시간을 헛되이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들을 마치 RPG게임에 퀘스트 깨듯이 하나둘씩 처리하면 좋겠지만, 세상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사회의 요구 능력을 하나둘씩 이뤄 나갔지만 이미 세상은 빠르게 변해있었고, 내 능력은 어느덧 구식이 되었다. 항상 나의 대응은 조금씩 늦은 기분이 든다. 갖은 노력을 통해 한 발짝 나아가면 세상은 두 발짝 더 나아가 있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이 성공의 기준을 사회에 맞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성공의 척도를 자기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 남한테 맞춘 기준은 언젠가는 무너진다. 비교의 기준은 항상 자신에게 맞춰야 한다.
요새 보면 부동산 가격이 많이 하락하다가 소폭 상승하고 있다. 나의 경우도 아직 주택이 없기에 언젠가 이뤄야 될 목표라고 생각한다. 주위에 무주택자와 1 주택자가 많은데,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둘 다 힘들어하고 있다. 웃기지 않는가? 집을 산사람도 힘들다 그러고 집을 사지 못한 사람도 힘들다고 한다. 서로 각자 힘들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돈 벌어서 자랑하는 사람들도 보면 결국 미래에 돈을 잃거나 과거에 돈을 잃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인생 전체 중 그 순간에만 돈을 번 거지 전체로 보면 수익과 손실을 매번 반복한다. 그렇다 보니 이제 남들이 돈자랑해도 그다지 부럽지가 않다. 그래서 집사는 것도 몇 년 전까지는 스트레스였다면 지금은 그냥 내 기준에 맞게 살려고 한다. 다만 경제의 흐름에 있어 너무 무지하면 미래의 급격한 상황 변화에 대비하지는 못하니, 매주 1~2시간씩 투자해 공부는 하고 있다.
기준을 스스로 세우다 보니 남들 인생에 자연스레 관심이 없어졌다. 재작년에는 인스타 계정도 삭제했다. 예전에는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보곤 했다. 친구들의 해외여행이나 파인 다이닝을 보고 부러웠던 적도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관심이 없다. 나 살기도 바빠 죽겠다. 예전에는 남들보다 더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면, 이제는 그냥 내가 주말에 나가서 공부하는 그 모습 자체가 기특해서 공부한다. 오늘도 나 스스로 목표 하나를 달성했다는 뿌듯함이 날 움직이게 한다.
"다른 사람의 삶이 내 삶보다 더 낫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는 누구도 시기하지 않는다. 목표를 낮추고 인내하는 법을 알기에 좌절하거나 실망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누구이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도 깨달아 간다. 그래서 자신 앞에 놓은 수많은 문제에 대한 본인만의 해법을 발견해 간다. 자신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많기에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남들 일에 간섭도 하지 않는다." - P.171
결국 해답은 그냥 씩씩하게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자꾸 성공의 기준을 사회의 요구에 맞추다 보면 매번 내 목표를 수정해야 하고 정작 달성하게 되는 건 하나도 없다. 사회의 요구는 애초에 나같이 평범한 인간은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사회적 통념에 벗어나거나 범범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그 이외의 인생의 기준을 나에게 세워야 한다.
남들이 힘들다 하는 길도 정작 나에게는 잘 맞은 경우도 있었다. 대학교 시절에 사람들에 그렇게 어렵다고 전공과목이 있었다. 교수님도 깐깐하고 내용도 어려워 다들 그 과목에서 학점을 낮게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정작 그 과목에서 A+를 받았다. 그때가 군 제대 후 복학한 첫 학기였다. 당시 중간고사에서 시험 100점을 맞고 나니 날 보는 눈이 달라졌다. 내 자랑을 하려는 게 아니다. 남들이 쉽다고 말하는 과목에서 C나 D를 맞은 과목도 있다. 결국 나랑 맞는 건 따로 있고 남들의 말에 너무 주눅 들 필요가 없다.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고 씩씩하게 걸어 나가면 된다.
"오히려 용감하게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당당하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 생각을 분명히 밝히고, 당신의 삶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적어도 당신의 삶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나라를 구하고 세상을 바꾸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 P.147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분노는 내 목표를 도달하지 못했을 때만 해야 된다. 남의 행동에 화낼 필요가 전혀 없다. 과거에 비해 발전하지 않는 것,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 오늘 세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분노해라. 오늘도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하루가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