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 오마카세
JW 매리엇, 릿츠칼튼, 스시산원 등에서 활약했던 장성태 셰프가 동탄에 새롭게 스시 전문점을 개업었다. 이름은 세야스시. 스시홀릭님의 방문기를 보고 괜찮다 싶어 지난 8월에 처음으로 가 보았다.
점심에는 런치 오마카세(6만 원)를 낸다. 기물들이 은근히 예쁘다. 사진을 찍겠다고 양해를 구했는데 셰프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살짝 걱정을 했는데 원래 과묵하신 스타일이라 내가 오해를 한 듯 하다.
카운터 너머에 헐크 손처럼 보이는 것은 생 와사비.
가리와 벳다라즈케.
서대(서대기) 코부지메 스시. 시고 달고 고소하다. 샤리(초대리를 섞은 스시용 밥)에는 적초를 쓴다.
코바치. 가다랑어(가츠오), 산마, 연어알(이꾸라), 완두콩, 깨 소스가 들어가 있다.
아지 스시. 파가 약간 올라가 있는데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은 느낌이다.
제주 한치. 유자/라임으로 여러 종류의 산미를 보여줬다.
자연산 도미. 도미 고유의 향이 강해 샤리나 간장에 지지 않는다. 특별한 기교나 테크닉보다는 양질의 재료(네타)와 셰프 특유의 묵직함이 잘 느껴진다.
뽈락. 질감이 부드럽다.
가스코. 식감이 부드러우면서 씹는 맛이 있다. 아주 살짝 비린 맛이 올라오려다 마는데 그 느낌이 참 절묘하다. 셰프분이 이 생선은 원래 고유의 맛이 거의 없는데 그 맛을 살리는 쪽으로 조리를 했다고 설명을 해 주신다.
그래도 국내 스시야를 좀 다닌 편이라 생각했는데 흔히 못 보는 네타들이 자꾸 등장하기 기쁘면서도 뭔가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이모노. 조개 향이 좋고 신죠가 참 부드럽다.
가츠오.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과 향.
고등어(사바) 보우즈시. 볏짚으로 살짝 훈연했다.
보탄에비 아부리. 울릉도산인데 급속냉동을 거친 것이라 한다. 단 것은 좋은데 아부리 때문인지 뒷맛이 살짝 쓰다.
전복. 맛이 깊다. 소스와의 조화가 좋다.
색돔(이보다이) 구이. 지방이 적어 담백하고 전에 먹은 제주도 옥돔구이가 생각나는 맛을 보여줬다.
이꾸라 우니동(연어알 성게 덮밥). 성게알은 울진, 이꾸라는 동해산이라 한다. 이꾸라의 경우 크기가 작지만 염도가 낮은 고급품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훈제 고등어 구이 스시.
고구마 가지 참나무 튀김 + 미지근한 튀김 다시.
아마에비, 두껍고 실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3마리를 얹어주신 것 같다.
다시마끼 스시. 보통 카스테라 비슷한 식감을 추구하는 타 스시야와 달리 스시세야의 경우 한국식 계란말이와 비슷한 맛과 식감을 보여준다.
미소시루. 조개 다시로 국물을 낸 것 같다. 끝에 감칠맛이 느껴진다.
참치 스시.
아나고. 우와. 진짜 맛있다. 먹어보면 알 수 있다.
간표마끼. 박고지가 들어가 있는데 배가 불러도 요놈이나 뎃카마끼를 오마카세가 끝날 때쯤 먹지 않으면 뭔가 아쉽다.
오차낫또소바. 면의 씹는 맛이 무지하게 좋다.
다시마끼가 수줍게 숨어 있다.
디저트인 복숭아 젤리와 팥. 젤리에는 실제 복숭아가 박혀 있어 향이 좋고 달지 않으나 팥은 단 맛이 강했다.
점심 한 끼로 6만 원은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질과 양 모두 매우 만족했던 식사였다.
사실 9월 중순에 한 번 더 갔었는데 처음과 달리 네타의 종류, 샤리의 온도, 몇몇 코바치 등이 뭔가 나와 맞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연말쯤에 다시 가 보려 한다.
세야스시
영업 시간: 12:00~15:00 (런치), 18:00~22:30 (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