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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nce Sep 20. 2015

그릴 데미그라스

함박스테이크


9월의 어느 날, 함박스테이크와 비후까스, 새우후라이 등이 유명하다는 그릴 데미그라스를 찾았다. 이 아담하고 조용한 식당은 종로구 팔판동에 있는데, 왼쪽에 있는 청와대 가는 길이 아닌 아래로 내려가는 오른쪽 길로 조금 들어가야 나온다.


참고로 이 식당은 일본식 경양식을 추구한다고 한다. 셰프분이 일본 식당 출신이라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고...



그냥 보면 식당이 있는지 모를 정도로 심플한 외관. 일본에 가면 이런 위치나 느낌이 나는 가게들이 많다.


길고양이를 위한 밥과 물. 이런 걸 보고 나면 왠지 그 식당의 평가가 올라간다. 주변이 매우 한적해서 고양이들이 좋아할 듯하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 밖을 보니 아담한 뜰이 보인다.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해 뒀기 때문에 이름을 얘기하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꽤 친절하다.


아일레이 위스키에 송이버섯술에... 매니악한 주당들이 보면 좋아할  듯하다.


여기저기 흥미로운 그림과 소품들이 많다.


주방이 살짝 보이는데 오른쪽에 세로로 과식금지라 적힌 푯말(?)도 있다.


잠시 기다리니 자리를 세팅해 주셨다. 일단 대표 메뉴인 함박스테이크를 주문.


물병은 멋진데 잔이 좀... ㅎㅎ 이날은 가족단위 손님이 많았는데 그래서 컵이 다 나갔나 싶었다.


모닝롤과 포테이토 샐러드, 그리고 에그 마요네즈. 배가 고팠는데 애피타이저의 양이 좀 돼서 좋았다. 에그 마요네즈의 고소함이 기억에 남는다.


함박스테이크. 샐러드가 한 접시에 함께 나와 나와 데미그라스 소스 등의 맛이 섞이는 것 아닌가 걱정했는데, 발사믹 식초가 샐러드와 참 잘 어울렸다. 데미그라스 소스를 찍어 먹어도 맛있고...


뭔가 전체적으로 참 예쁘다. 함박스테이크가 수줍게 계란 후라이 아래에 몸을 숨기고 있다.


밥. 함박스테이크나 돈까스 먹을 때 밥이 없으면 아쉽다.


 소스를 거의 바르지 않고 먹어도 고소하고 자연스럽다. 꽤 고급스러운 맛. 그러나 사진과 같이 함박스테이크를 잘라 계란 노른자를 터뜨려 살짝 묻히고 계란 흰자, 데미그라스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입안에서 즐거운 잔치가 벌어진다. 맛있다.


처음엔 소스가 좀 더 강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먹다 보니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듯하다. 메뉴를 구성하는 각 요소들의 밸런스가 참 좋다. 먹다 보니 에어컨 때문인지 함박스테이크가 살짝 식었는데도 잡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끝까지 맛이 좋다.





그릴 데미그라스는 함박스테이크의 정석을 보여준다는 느낌을 준다. 전에 먹은 함박스테이크 중에는 식사 후 얼마 안 있어 좋지 않은 뒷맛(트림)으로 뒤통수를 치거나 먹는 도중에 느끼함을 선사하는 녀석들이 있어 약간의 트라우마가 남아있었는데, 이젠 그런 기억은 잊어도 될 것 같다. 메뉴판에 적힌 가격이 전체적으로 높은 편이긴 하나 먹고 나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을 보니 다시 먹고 싶어 졌다.


참고로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자리 잡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하니 예약을 하고 가실 것을 추천한다.



그릴 데미그라스

주소: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128

영업시간: 매일 12:00~22:00, 브레이크 타임 14:00~18:00 (월요일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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