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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빌베리 Mar 20. 2024

인공지능이 뛰어난 CRM 마케터인 이유

모든 유저를 하나하나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다면

CRM 마케팅은 기업이 준비한 상품/정보/혜택을 유저에게 메세지 혹은 알림이라는 형태로 전달하는 행위입니다. 이때 어떤 메세지를 누구에게, 언제, 어느 채널을 통해 보낼지는 유저의 퍼스트 파티(1st party) 데이터를 근거로 결정합니다. 퍼스트 파티 데이터란 유저가 해당 기업의 온라인/모바일 서비스에서 남긴 흔적입니다. 이를테면 언제 방문했는지, 무엇을 탐색했는지 등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유저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거나 유저의 선호/필요를 파악할 수 있는 상당히 명확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어떤 유저가 패션 앱에서 다음의 순서로 탐색 기록을 남겼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 정가 200,000원에 할인이 20% 적용된 160,000원짜리 검은색 와이드핏 슬랙스를 보고 장바구니에 담음

2) 정가 160,000원에 할인은 10% 적용된 144,000원짜리 검은색 와이드핏 슬랙스를 보기만 함

3) 정가 120,000원에 할인이 30% 적용된 84,000원짜리 검은색 와이드핏 슬랙스를 보고 장바구니에 담음

4) 1~3번 상품 모두 구매하지 않고 7일이 지남


만약 해당 유저의 전담 MD가 있다면, 다음과 같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1) 유저는 검은색 와이드핏 슬랙스를 찾고 있다

2) 유저는 1번 상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지만, 가격이 부담되어 구매하지 못했다

3) 유저가 3번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은 이유는, 예산이 10만원 이하이기 때문이다

4) 그러나 디자인/품질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아 3번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다


이를 기반으로 MD는 다음의 로직으로 추천한 상품을 유저에게 보내서 구매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1) 앱에서 검은색 와이드핏 슬랙스의 상품 정보들을 모두 불러오기

2) 할인가 기준 10만원 이하로 필터링하기

3) 할인율이 높은 순서로 정렬하기

4) 이후 1번 상품과 가장 유사한 상품을 유저에게 푸쉬 알림으로 보내기 ("고객님이 보신 [1번 상품]보다 저렴하면서 디자인과 품질은 더 좋은 [4번 상품]을 확인해보세요")


그러나 대부분의 모바일 앱에는 유저의 전담 MD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저는 수만~수백만 명인데 MD 혹은 마케터는 대부분 10명 이하이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으로 수백만 명의 행동을 하나하나 관찰하고 분석하여 맞춤형 추천을 해주는것이 불가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유저에게 똑같은 상품을 추천해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마케터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Braze, Klaviyo 등의 '자동화 솔루션'을 사용합니다. 자동화 솔루션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데, 보통 아래와 같이 필터 역할을 해주는 기능을 묶어서 'Orchestration'이라고 부릅니다. 마케터 분이시라면 아래 그림과 비슷한 사진을 많이 접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캠페인을 누구에게 보낼지 결정하는 '세그먼테이션' 기능


자동화 솔루션을 활용하면 그림과 같은 방식으로 나름대로 캠페인을 정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는 아까의 '전담 MD'와 같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를테면 150,000원짜리 검은색 와이드핏 슬랙스 상품을 위와 같은 로직 하에 푸쉬 알림으로 보낸다면 처음에 언급한 유저에게도 발송될 것입니다. 가격에 대한 정보는 반영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렇지만 해당 유저는 150,000원짜리 상품은 구매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러한 알림의 반복되면 유저는 해당 앱의 메세지/알림에 대한 신뢰를 잃고 점차 클릭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위와 같은 로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마도 마케터가 직접 혹은 데이터 분석가의 도움을 받아서 많은 분석 과정을 거쳤을 것입니다. 또한 여러 번의 A/B 테스트를 통해서 위의 로직이 정말로 높은 오픈율/구매 전환율을 기록하는지 확인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방식은 담당자의 시간을 꽤나 많이 필요로 합니다. 


문제는 마케터는 아주 바쁘다는 것입니다. 우선 마케터는 1주일에 10개 이상, 많게는 30~40개의 캠페인을 발송해야 합니다. 따라서 모든 캠페인을 위와 같이 정교화할 시간이 없습니다. 게다가 마케터의 업무는 캠페인 발송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할인/혜택 설계, 캠페인 소재 기획 등 수많은 업무를 함께 진행합니다. 더더욱 모든 캠페인을 최적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최근의 무게중심은 '자동화'로 많이 이동했습니다. 이를테면 유저가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은 경우, 2시간 뒤에 구매 유도 알림을 보내는 등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저 여정 기반 캠페인이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은 한정적입니다. 여전히 신상품을 알려야 할 때, 재구매를 유도해야 할 때, 대규모 기획전을 진행할 때는 그때그때 캠페인을 새로 기획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현재 자동화 솔루션을 활용한 방식의 한계는 크게 2가지입니다:

1) Rule-base 혹은 Top-down 방식에는 반드시 빈틈이 존재한다

2) 그나마 좋은 Rule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 분석과 A/B 테스트가 필요하다




위와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유저 수만큼 많은 전담 MD를 고용한다면 어떨까요?

전담 MD를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인건비 상 수지가 맞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인공지능으로 풀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학습할 수 있습니다. 몇백만, 몇천만 명 유저들이 행동하는 모습을 한눈에 관찰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저별로 최적화된 경험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은 인력을 고용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인공지능을 전담 MD로 만들면 유저에게 지금보다 개선된 알림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마케터도 복잡하고 어려운 기능들을 익히고, 수많은 데이터 분석과 A/B 테스트를 할 필요가 없게 될 것입니다. 클릭 한 번이면 인공지능이 어떤 캠페인을 누구에게, 언제, 어떤 채널로 보낼지 제안해 주니까요.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일이 가능해질 것입니다(일부는 이미 가능합니다):


Blux Message 소개서 중 일부


인공지능은 뛰어난 CRM 마케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CRM 마케터의 훌륭한 동료가 되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누구나 클릭 한 번으로 유저에게 초개인화 알림 경험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솔루션을 만들면서, 유저들에게 제공하면서 배운 다양한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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