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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 Sep 12. 2023

타인을 통해 성장하기

피드백 문화에 대한 단상

최근 회사 차원에서 동료 간 피드백 세션을 권장하고 있다. 피드백 세션을 통해 동료의 성장을 돕자는 것이 주요 취지이다. 그러나 회사에서 '앞으로 우리 피드백 문화를 활성화해 봅시다'라고 말하면 구성원들이 마냥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이는 것 같지는 않다. 괜히 '회사가 다른 하고싶은 말이 있는건가', '내가 뭘 잘못한거지'하는 생각도 하는 것 같고, '하던대로 하지 뭘 또 유난스럽게'라고 생각하는 동료들도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전 직장에서의 경험이 피드백 문화의 필요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었다. 지금의 직장 이전에는 전략 컨설팅 회사에 다녔는데, 1926년에 만들어진 회사이니 벌써 그 역사가 100년이 다 되어간다. 또한 컨설팅이라는 업의 특성상 기계나 기술과 같은 다른 자산을 잘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생각으로 돈을 버는 구조이다. 그렇기에 인적 자산(직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지에 대해서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고민해본 회사 중 하나일 것이다. 


해당 회사에서는 프로젝트 기간 동안 같이 일하는 상사/동료들과 매우 잦은(거의 1달에 1번 정도) 1:1 피드백 세션을 권장했다. 1년 반 정도의 컨설팅 펌 재직 기간동안 공식/비공식적인 1:1 피드백 세션을 거의 50번은 넘게 진행했던 것 같은데,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 피드백에 대해 생각이 정리된 부분이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 특히 피드백 전달자 관점도 있지만 피드백 수신자 관점에서도 생산적인 피드백을 위해 고민했던 것 같다.


[피드백 전달자 관점]

1) 별일 없을 때 진행한다: 누군가가 큰 성과를 냈거나 큰 실수를 한 직후에 진행하게 되면, 아무래도 피드백 내용이 해당 사건에 지나치게 많은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피드백은 주기적으로, 혹은 특별한 일이 없는 타이밍에 진행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내용을 전달하기에 좋다.

2) 강점도 같이 얘기한다: 피드백은 상대방의 잘못이나 아쉬운 점을 지적하는 시간이 아니다. 동료의 강점(Strength)와 보완하면 좋을 점(Development Needs)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강점을 강화/보완점을 완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Action plan)을 같이 고민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3) 인격적 존중은 필수적이다: 결국 피드백의 목적은 피드백 수신자의 생각이나 행동에 변화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드백 수신자에게 감정을 쏟아내는 일은 자제하고, 인격적 존중에 기반한 태도와 워딩을 가져야 한다. 


[피드백 수신자 관점]

1) 불편할 수 있음을 인지한다: 피드백 중 보완하면 좋을 점은 대개 수신자의 행동이나 태도의 변화를 권유/촉구한다. 그리고 타인의 목소리를 통해 그러한 말을 듣는 것은 결코 편안하기만 하지는 않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불편함은 필연적이라고 받아들이고, 피드백 메세지의 합리성에 집중해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2) 다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피드백 내용을 모두 수용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수신자의 어떠한 단면이 보완할 점으로 보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장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피드백 수용 여부는 전적으로 수신자가 결정하는 것이다.

3) 경청하는 자세를 보인다: 피드백을 주는 사람도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했을 것이다 (사실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피드백할 시간을 내지도 않을 것이다). 따라서 피드백 전달자가 충분히 고민한 내용이라고 느껴진다면, 상대방을 존중하는 관점에서 우선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피드백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자아성찰과 반성을 통해 성장하는 부분들도 있지만, 타인의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강점와 보완해야할 점을 보다 명확히, 그리고 빨리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통 피드백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 내지는 거부감을 가지는 것은 위의 내용에 대한 상호 합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괜히 피드백을 한다고 하면 '다치기만 하지는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위와 같이 피드백의 목적과 성격, 그리고 지켜야할 점들에 대해 사전적으로 공유하고 합의할 수 있다면, 피드백 문화와 시스템을 보다 부담스럽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의 회사와 같이 피드백의 필요성을 실감하기 시작한 많은 회사들이 생산적인 피드백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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