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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 Jan 19. 2024

인공지능, 제품만큼 서비스가 중요한 이유

낯선 만큼 자세히 설명하고, 어려운 만큼 함께 고민해주기

인공지능은 '많이 들어봤지만 아직 자세히 들어본적은 없는, 그래서 막연하고 두려운' 분야인 것 같습니다. 직장인이시라면 'AI'라는 키워드를 회사에서건, 일상 대화에서건, SNS에서건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들으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인공지능 솔루션을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고객사 담당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무형의 거리감이 느껴지고는 합니다. 거리감은 단순히 세일즈 때문에 만난 사이여서 혹은 처음 만난 사이여서 느껴지는 것일수도 있지만, 계속 만나뵙다 보니 그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B2B 고객사분들은 솔루션사의 제품이 충분한 ROI가 나오고,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열려 있으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인공지능이라는 친구는 들어본 지는 꽤 됐지만, 아직까지는 내 일이라고 혹은 내 일에 활용한다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해보신 분은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많이 들어는 봤지만 구체적으로 내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거둔 제품/회사는 정작 들어본적이 거의 없기도 합니다. 그래서 담당자분들 입장에서 인공지능(혹은 해당 제품 담당자)에게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인공지능 제품은 서비스가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서비스란 온보딩 기간을 의미합니다. 온보딩 기간을 단순히 제품을 밀어넣고 가이드 문서를 쥐어준 다음 설명 미팅 한두번 하는 시간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다음의 경험을 함께하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솔루션 구축 과정에서 (준)실시간으로 서포트하여, 최대한 빠른 기간 내 마무리하고

2) 기간 내 수많은 실험/테스트를 함께 설계 및 세팅하고

3) 담당자와 함께 상세하게 성과를 분석하고 및 논의하며

4)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고객사만의 최적 솔루션 활용 시나리오를 함께 도출하여

5) 솔루션 도입 전보다 유의미하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들어내기


다만 저도 처음부터 위와 같이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처음으로 CRM 개인화 솔루션을 시장에 내보이면서 생각했던 것은 사뭇 달랐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저희 리소스를 줄이고 고객사가 알아서 쓰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가이드 문서를 상세하게 작성해서 고객의 문의사항을 줄일 수 있을까', '온보딩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기 위한 Working model은 무엇일까' 같은 것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추진하는 다른 프로젝트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미 개발이 완료된 제품에 들이는 리소스를 최소화하고 싶다는 정도의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올바른 길을 찾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고객사들이 생각보다 빨리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바로 느꼈을 때, 선생님과 같은 고객사가 나타났습니다.


해당 고객사는 꽤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를 바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역랑이 뛰어납니다. 솔루션 도입에도 굉장히 엄격하셔서 온보딩 기간 동안 세밀하게 테스트 계획을 수립하고, 그보다 더 세밀하게 분석합니다. 이에 테스트 발송을 할 때마다 고객사와 저희 팀 모두 다양한 각도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공유/논의하였습니다. 또한 고객사는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저희 솔루션에 대한 챌린지지와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빡센 고객사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나쁜 존재가 아니라 가장 고마운 존재이며, 오히려 우리가 먼저 온보딩 과정에서 더 좋은 제품과 사용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해당 고객사와 협업한지 1~2주만에 솔루션은 사용성, 성능 등 모든 측면에서 빠르게 개선되었습니다. 당장 다음날 테스트에서 고객사의 피드백이 반영된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 동료 엔지니어와 밤늦게까지 고민하고 작업해야만 했고, 솔루션을 활용해 임팩트를 낼 수 있겠다고 판단되는 영역에는 저희가 선제적으로 구상한 테스트 아이디어를 제안드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당장의 피드백 뿐 아니라 테스트 분석 결과를 자세하게 파고드는 과정에서 미래 제품 디벨롭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1~2주를 고객사와 한 팀처럼 일한 결과, 성과도 의도한 만큼/의도한 것보다 더욱 잘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잘 하고 있던) 고객사의 CRM 마케팅 캠페인 효율이 정량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이죠.


결론적으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은 고객사들에게 위에 1~5번으로 말씀드린 온보딩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가장 늦어보이는 길이 실제로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달까요. 처음 제품을 출시할 때는 마음만 앞서서 '스케일업' '자동화' 같은 키워드를 떠올리거나, '좋은 솔루션을 만들면 제품은 알아서 팔린다'와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 만들어낸 고객 성공 사례 한 건씩을 쌓아하는 것이, 그러면서 조금씩 제품을 깎아나가는 것이 정도(政道)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링크드인/유튜브에서 선배 창업자분들이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을 여러번 보았는데, 어리석게 몸으로 부딪혀서야 알게 되었달까요 ㅎㅎ). 스케일업이나 자동화는 이러한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정말로 '제품이 알아서 팔릴 때'쯤 점진적으로 추진해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저희와 함께 인공지능으로 CRM 마케팅 팀의 성과를 개선해보실 새로운 고객사를 기다리겠습니다.

솔루션(+사용법)만 던져드리지 않고, 고객사의 CRM 마케팅 팀원/컨설턴트처럼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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