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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ward Choi Sep 25. 2022

3. OSAT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일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반도체 시장 규모는 연구 기관, 시장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OSAT 시장 또한 시장을 바라보는 주체의 자의에 의해 명확한 근거 없이 Top 10 기업의 매출액 혹은 Top 25개 업체의 매출액만으로 전체 시장을 규정하기도 한다. 명확한 근거 없이 틀에 박힌 한정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단정해 버리기 때문에 시장 조사 업체에서 발행하는 고가의 자료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고가의 보고서조차 전 세계에 몇 개의 OSAT가 있는지 알지 못하며 업체별 그리고 업체가 보유한 공장별로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심지어 OSAT 외 다른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OSAT 사업부문을 분리하지 않고 모든 사업의 매출액을 OSAT 매출액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또한 모회사와 자회사로 연결된 업체들의 매출액을 이중으로 계산하여 OSAT시장의 규모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한다. 어느 산업이나 그 시장 안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위 업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보다 정확하고 실체가 확실한 시장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 시장 안에서 경쟁 중인 모든 업체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OSAT 시장 규모를 추산하기 위해 전 세계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OSAT업체들의 매출액 자료를 기반으로 시장을 파악했다. TSMC의 Fan-Out 매출 추정치(패키징 & 테스트)와 신생업체들의 경우, OSAT업체들의 연간보고서에 나와 있는 업체별 내부 자료를 교차 확인하여 검증했다. 비 상장된 소규모 업체들의 경우, 시장 규모 추산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과감히 배제했다. 시장 규모의 변화 추이를 추적하기 위해 총 67개사의 연간보고서(2010~2021)를 참조했다. 



 위에 있는 표는 OSAT업체들의 2020, 2021년 매출액 순위를 정리한 표다. 이 표에서는 Group사로 편입된 업체들(ex. SPIL, GREATEK 등)의 매출액은 시장 자료에서 제외했다. 이를 통해 확인한 2021년 OSAT 시장 규모는 52.6조 원으로 추산된다. 

 2020년 급속도로 퍼진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몸살을 앓았다. 특히 펜더믹 초기에 "비대면"이 트렌드가 되면서 이로 인해 촉발된 디지털화 전환은 반도체 수요의 급격히 증가로 이어졌다. OSAT업체들은 근래 보기 드문 호황으로 2020-2021년 사이에 전체 시장 규모가 24.9%나 성장했다. 


  먼저 1위에서 10위까지 순위를 살펴보면 대만, 미국, 중국 3개국의 업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12위에 랭크된 Chipbond부터 연간 매출액이 1조 원이 넘으며 8위 THST부터는 연간 매출액 2조 원이 넘는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나라 최대 OSAT업체인 SFA반도체는 6,411억 원으로 15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러나 OSAT 전체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은 1.22% 남짓으로 시장 영향력은 미약하다. 상위 10개 업체의 매출액 합은 38.2조 원으로 전체 시장의 72.52%에 달한다. 누적 매출액과 시장 점유율을 상위 15개 업체로 늘려 보면 43.1조 원, 81.91%로서 상위 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이 강력한 시장이다.     


 지역별로 매출액을 비교해 보면 대만,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의 시장점유율은 77.2%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위탁 생산되는 반도체 10개 중 8개가 대만, 중국 업체를 통해 생산되는 셈이다. 미국은 자국 OSAT가 Amkor 1개사이지만 시장점유율 13.3%로 3위에 랭크되어 있다. 단일 업체이지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유수 Fabless를 고객사로 두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성장세를 추종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시장 점유율은 6.0%로 4위이지만 시장의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곳은 싱가포르로써 2010년 한때 12.3%에 달하던 시장 점유율이 2020년 0%가 되었다. 

 이와 반대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10년 5.1%에 지나지 않았던 시장 점유율이 2021년에는 5배가 늘어난 26.8%를 달성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도 한몫했지만 싱가포르의 OSAT들이 중국 업체로 인수 합병된 것이 주요했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OSAT기업인 StatsChipPAC과 UTAC이 중국 JCET(2015년)와 Wise Road Capital(2020년)에 차례로 인수되었다.

또한 AMD의 후공정 라인을 인수한 TFME, 말레이시아 대표 OSAT 기업인 UNISEM을 인수한 TSHT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를 뒷배로 둔 중국 업체들의 과감한 M&A로 인해 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의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졌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 2000년대 들어서 급격히 위축되었다. 일본 자국 내 반도체 Wafer 가공 물량이 줄면서 일본의 OSAT 역시 쇠락해 갔다. 2000년 중반 Amkor, Toshiba, Nakaya Microdevice가 합작 설립한 J-Device는 일본 반도체 회사에서 매각한 후공정 라인들을 매입하여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2017년 J-Devce가 Amkor에 인수되면서 일본에는 자국 OSAT가 Aoi Electronics 1곳만이 남게 됐다.

 이처럼 시대의 조류에 편승하지 못한 다른 나라의 OSAT산업은 규모의 경제 구현에 실패했다. 이미 시장의 판도는 대만, 미국, 중국으로 굳어져 향후 OSAT산업의 3개국 편중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위에 있는 표는 2010년과 2021년 국가별 OSAT 산업 매출액과 시장 점유율 변화를 나타낸 표이다. 대만 업체들의 굳건한 시장 수성과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점유율 상위 국가들 외, 하위 국가들의 변동에 대해 각별히 주의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5위에서 4위로 순위는 올라갔으나 시장 점유율은 떨어졌다. 다른 국가들의 시장 점유율은 처참할 정도로 곤두박질쳤다. 반도체 산업 기간이 탄탄하지 못한 말레이시아와 태국뿐만 아니라 반도체 Fab. 이 다수 위치한 싱가포르의 추락은 2010년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펜더믹 기간 중,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위탁생산 물량이 상위 업체들에 몰리면서 하위권에 위치한 업체들은 매출 성장에 따른 수익 증가가 크지 않다. 저부가가치 반도체에 목매고 있는 하위 업체들에게 있어 2년여간의 반도체 산업 호황은 자신들과는 동떨어진 현실이다. 

 지난 10여 년간의 매출 변화를 통해 상위 업체, 특정 국가로의 쏠림이 심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 10년, 지금과 같은 기조로 시장이 흘러간다면 우리나라의 OSAT 시장은 존속이 가능할까? 미세패턴의 한계를 패키징을 통해 극복하려는 현재 반도체 패키징 기술 Trend를 우리나라의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확대로 연계할 수 있을까? 다음으로 OSAT업계 규모의 경제에 대한 중요성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업체들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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