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 콘텐츠의 권리자를 못 찾겠어요 ㅠ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브랜드&법 이야기 ⑩:  법정허락

나는 위대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한 적이 없다.

- 스티브 잡스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 파블로 피카소

위대한 예술은 어디서 영감을 얻는가 ⓒIgor Miske on Unsplash

천재적인 발명도 대개 그 시작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기댄 경우가 많다. 누군가는 오리지널의 벽을 훌쩍 뛰어넘기도 하고, 누군가는 넘어서지 못한 채 주저앉기도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많은 순간 다른 사람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할 위험 앞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실상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콘텐츠를 사용하려고 해도 막상 원 권리자를 찾기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그 사람을 찾아 전 세계를 헤맬 수도 없는 법. 이런 경우를 대비해 우리 법은 ‘법정허락’ 제도를 두고 있다.

정당하게 저작물을 사용하고 싶습니다! ⓒMarkus Winkler on Unsplash

| 법정허락 제도란

일정한 경우에 한하여 소정의 절차를 밟으면 해당 저작물에 관한 이용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취급하는 제도. 다만 법정허락 제도는 저작권 자체를 허락, 수여하는 것은 아니고, 이용 기간, 내용, 범위 등을 특정하여 해당 범위 내에서 이용을 허락받는 제도다. 법정허락이 가능한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지적재산권자 불명인 경우(거소를 알 수 없어 이용허락을 받을 수 없는 경우 포함)

2. 공표된 저작물을 공익상 필요에 의해 방송하려는 경우

3. 상업용 음반을 제작하려는데 저작재산권자와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

| 소요기간

서류 준비부터 신청서 제출,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상금을 공탁하는 절차까지 통상 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 비용

보상금의 액수는 비상업적 이용의 경우 통상 1천만 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결정된다. 다만 신청 비용은 보상 비용과 별개로 1만 원이 추가된다.

법정 허락을 위해서는 권리자를 찾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선행되어야 ⓒKobu on Unsplash

| 진행 절차

1.     상당한 노력의 수행 

법정허락을 위한 가장 높은 관문은 권리자를 찾기 위한 상당한 노력을 스스로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노력의 유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저작권등록부 열람하여 해당 저작물의 권리자 및 거소 조회 www.cros.or.kr

 (2) 관련 신탁관리단체에 권리자 및 거소 조회

 (3) 저작권위원회 권리자 찾기 정보시스템에 조회 공고 게시(게시 후 10일 경과) www.findcopyright.or.kr

 (4) 검색엔진 검색(캡쳐 화면)

2.     저작권위원회에 신청서 및 관련 서류 제출

3.     위원회 심의(통상 40일 소요) 및 보상금 산정

4.     승인통보서 수령

5.     주소지 관할 법원 공탁소에 보상금 공탁

6.     공탁 완료 시점에 법정 허락 효력 발생

관련하여 현행법상 외국인 저작물에 대해서는 법정 허락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은 참고하시길. 이에 관한 기준과 절차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지적해 둘 필요가 있겠다. 

최근에는 저작권자가 불명이거나 소재가 불명인 경우, 이른바 ‘고아 저작물(Orphan work)’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디지털화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각종 프로젝트와 관련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주인 없이 버려져 있던 수많은 저작물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들이 크고 작은 성과를 낼 날이 조만간 오리라 기대해 본다.

재미있는 시도들이 많아졌으면 ⓒnote thanun on Unsplash